▲ 등록문화재 제382호 ‘데니 태극기’.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가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등록문화재 제382호 ‘데니 태극기’를 8월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 간 박물관 내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대한제국실에서 공개한다.

‘데니 태극기’는 외교고문이던 미국인 데니(Owen N. Denny, 德尼, 1838~1900)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 고마움의 뜻을 담아 고종이 하사한 태극기다. 가로 263cm, 세로 180cm 크기로,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바탕을 만들고, 붉은 색과 푸른 색 천을 오리고 바느질해 태극을 만들었다. 4괘의 형태와 배치는 현재 태극기와 같지만 푸른색이란 점이 다르다.

‘데니 태극기’는 유족이 보관해오다 1981년 후손인 윌리엄 랠스턴(William Ralston)이 우리나라에 기증했다.

데니는 청나라 리훙장(李鴻章, 1823~1901)의 추천으로 고종의 외교고문이 되었지만, 자주외교를 바라는 고종의 뜻을 받들어 청나라의 부당한 간섭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조선이 주권 독립을 주장한 인물이다. 데니는 조선이 유럽 국가와 협조할 것을 권고하고 러시아와 육로통상장정을 체결시키는 등 외교 활동을 펼쳤다는 이유로 청나라의 미움을 받아 1980년 외교고문직에서 파면 당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상설전시실 역사의 길에 ‘데니 태극기’를 확대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데니 태극기’가 전시되는 중근세관 대한제국실에는 초기 태극기 형태를 잘 보여주는, 미국인 노블(William Arthur Noble, 1866~1945) 목사가 소장했던 태극기와 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당시 대한제국 전시관 모습을 소개한 프랑스 일간지 《르 프티 주르날(Le Petit Journal)》 등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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