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22일 서울 나루아아트센터에서 열린 만해예술제에서 정가악회가 ‘기다림의 바다’를 공연하고 있다. 불교저널 자료사진.

수도권 물류센터와 학원, 유흥시설, 소규모 모임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연기됐던 만해 예술제가 9월 5일 열린다.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은 7월 27일 열린 종무회의에서 ‘만해 한용운 76주기 추모 만해예술제’를 9월 5일 오후 3시 서울 더케이아트홀(구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기로 확정했다.

올해 만해예술제는 만해 스님의 시 <군말>에 나오는 시어 ‘기룬 것’을 주제로 열린다.

주제어인 ‘기루다’는 ‘그리워하다’의 옛말로, 만해 스님의 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이다. 올해 만해예술제의 주제인 ‘기룬 것’은 그리움과 존경, 자부심의 대상으로서 만해 스님과 스님이 한평생 추구했던 조국의 독립, 불교개혁을 상징한다. 시낭송, 합창, 예술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매개로 선학원 설립 조사 중 한 분이자 독립운동가, 불교개혁가, 시인으로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 만해 스님의 독립, 불교개혁, 문화예술 정신을 기린다는 뜻을 함축했다.

올해 만해예술제는 1부 합창제, 2부 추모 예술제로 나뉘어 열리던 예년과 달리 두 행사를 융화하고 대중예술 공연을 추가해 관객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출연자와 프로그램은 행사 준비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행사는 대구불교방송 ‘아름다운 만남’을 진행하는 효민 스님과 전문 아나운서가 함께 사회를 맡는다.

1부는 만해 스님의 일생을 보여주는 영상을 배경으로 다양한 색상의 미디어 대북을 아티스트들이 두드리는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이어 청주 풍주사 아사마합창단과 제천 강천사 문수합창단이 불교가곡과 찬불가를 공연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교생 등교가 늦춰진 데 따라 연장했던 ‘전국 청소년 문예공모전상’ 시상식이 뒤이어 열린다. 시, 산문 부문 대상 수상자가 수상 작품을 직접 낭독할 예정이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아역 배우 출신으로 구성된 걸그룹 프리티가 무대에 올라 만해 스님의 시를 낭독하고, 젊은이의 시각에서 만해 스님의 삶과 정신, 문학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경쾌한 어쿠스틱 음악과 댄스 음악도 곁들일 예정이다.

1부는 이사장 법진 스님의 인사말씀과 양산 홍룡사 여시아문합창단의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2부는 추모시 낭독 퍼포먼스로 막이 오른다. 대구 서봉사 진송합창단과 천안 쌍용선원 바라밀합창단의 찬불가, 가요 공연이 이어지고, 트로트 가수 정혜진과 4인조 팝페라그룹 더 블루가 무대에 오른다.

2006년 트로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얼굴을 알린 정혜진 씨는 주목받는 차세대 트로트 가수이다. 장 씨는 만해 스님의 시에 음율을 입힌 창작곡을 부르며 만해 스님에게 ‘기룬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참석자의 흥을 돋울 트로트곡은 덤이다. 이어 더 블루도 만해 스님의 시로 만든 창작곡을 공연하며 ‘기룬 것’의 현대적 의미를 표현할 예정이다.

올해 만해예술제는 연화 스님의 법고무와 빛볼무의 협업공연으로 마무리된다. 법고무의 아름다운 작법과 빛볼무의 화려한 공연으로 ‘기룬 것’을 재해석해 보여준다.

만해예술제를 준비하고 있는 재단법인 선학원 관계자는 “이번 만해예술제는 설립조사 중 한 분인 만해 스님 입적 76주기를 맞아 진행해온 추모행사를 마무리하는 행사”라며, “암울했던 일제 치하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고 한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만해 스님의 삶과 사상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많은 동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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