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6일 합천원폭복지회관 내 위령각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추모제’ 모습. 사진 제공 합천평화의집.

태평양전쟁 중 원자폭탄(원폭)에 희생된 넋을 기리고,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원폭피해자협회와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한국원폭2세환우회, 사단법인 위드아시아가 함께 개최하는 ‘제9회 합천 비핵 평화대회’가 ‘피폭 75, 이어지는 검은 눈물’을 주제로 8월 5일부터 이틀간 합천종합사회복지관 3층 대강당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열린다.

올해 ‘합천 비핵 평화대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폭 축소 운영된다. 대회는 △비핵·평화 문화 한마당 △비핵·평화 이야기 한마당 △비행·평화 난장 △제75주기 한국인 원폭희생자 추모제로 구성된다.

‘비핵·평화 문화 한마당’은 증언, 시낭송, 공연으로 진행된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부회장이 ‘피폭으로 살아온 내 인생’을 주제로 지나온 삶을 중언하고, 시 동인회인 합천시가람회 회원들이 원폭 관련 시를 낭송한다. 또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교육조교 주상한 씨와 가야금 연주자 이송희 씨, 소리꾼 백채린·최은혜 씨, 가수 전기호·서와콩 씨가 무대에 올라 각각 회심곡, 가야금 연주, 판소리, 민요, 가요를 공연하며 탈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비핵·평화 이야기 한마당’에서는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연구위원이 ‘세계비핵평화공원 조성 방향과 내용’을, 박보영 한양대학교 교수가 ‘피폭 1, 2, 3세 코호트 구축 및 유전체 분석 연구’를, 이대수 아시아평화시민네트워크 대표가 ‘전국 원폭 피해자 지원 조례 현황과 내용’을 각각 주제발표한다. 이어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토론이 이어진다.

‘비핵·평화 난장’에서는 작품전, 사진전, 도서전, 평화메시지 쓰기가 펼쳐진다. 작품전에는 원폭 피해자들이 심리치유서비스를 받으며 만든 작품 20여 점이 전시되며, 사진전에는 합천원폭피해자자료관이 보관하고 있는 원폭 관련 사진 자료 20여 점이 출품된다. 도서전에서는 《평화를 꿈꾸는 도토리나무》(도토리숲 발간) 등 원폭 관련 도서가 전시된다.

8월 6일 오전 10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각에서 열리는 ‘제75주기 원폭 희생자 추모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축소돼 제례의식만 진행된다. 제례 의식에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임원진과 유족 대표가 참석한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군이 원자폭탄을 투하해 한국인 약 7만 명이 피폭됐다. 이중 4만 명 가량이 숨지고, 생존자 중 2만 3000명 가량이 귀국했다. 현재 전국에는 1300여 명의 원폭 2세 환우가 있다. 원폭피해자와 후손들은 대부분 정부의 무관심 속에 피폭 후유증과 빈곤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합천평화의집 관계자는 “원폭에 희생된 영령의 넋을 기리고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폭 1세를 비롯한 후손의 삶과 아픔을 공유하고, 비핵·평화의 소망을 알리기 위해 이번 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