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관련된 일이 몇 달 사이 사회적 관심사였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나타난 종교별 인구는 아직도 각 종단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는 5월 말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불교신자는 13.9% 증가한 1천72만6천여 명, 기독교신자는 876만6천여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14만4천여 명(1.6%) 줄어들었다. 천주교 신자는 74.4% 증가한 514만1천여 명이다.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개신교는 충격에 휩싸였고, 반성과 자체 진단에 나섰는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목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6. 26~27)를 한 결과, ‘신자 감소 원인은 대외이미지 실추 때문’(25.4%)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교회가 사회 변화를 인식하지 못함’(21.62%), ‘각 교단의 교세 보고의 거품’(11.35%)도 원인으로 지적됐다고 한다.<연합뉴스 7. 20>
 
이미지 실추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는 기사에서 밝히지 않았지만, 막무가내식의 선교활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지하철이나 역 광장에서 ‘불신지옥’ 등이 쓰인 어깨띠를 두르고 전단을 나눠주는 행위는 개신교 내에서도 선교에 역효과를 가져온다며 경계한 바 있다.
개신교의 예를 들었지만, 우리 불교도 좋은 이미지로만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지난 6월 MBC PD수첩을 통해 방영된 태고종 소속의 황룡사 주지의 행태를 큰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황룡사 주지인 정모씨는 무속인이었는데, 어느 날 정식 수계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승려 행세를 했다. 상식 밖의 일이다. 종단 내에 부정이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 종단 총무원의 주요간부가 매월 정기적으로 황룡사에서 법문을 했다. 정씨의 행위에 권위를 부여해준 것이다.
수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승려가 된 경우가 정씨만에 한정된 일일까. 소위 군소종단이라고 하는 곳의 대부분은 번듯한 교육기관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황룡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밖에 없다. 황룡사 사건을 보며, 많은 불자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며칠 전 조계종총무원 주최로 ‘종교인구 변화와 불교, 종단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김응철 교수는 가톨릭 신자의 증가 원인을 “엄숙한 규율 속의 성직자, 마더 테레사 등에서 볼 수 있는 봉사의 이미지 등 깨끗하고 도덕적인 이미지가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포교 활성화를 위해 “먼저 종단과 승가 및 사찰의 대사회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바탕 아래 중앙에 집중하기보다 각 교구의 포교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힘이 모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체로 동의할 수 있는 분석이며, 제안이다. 문제는 어떻게 이미지를 개선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통계청의 발표를 종교 간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보기보다는, 이미지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자칫 포교에 박차를 가해 신도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만 나아간다면, 모래로 집을 짓는 우를 범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한 승려의 혹세무민이 수많은 불자들의 노력을 하루아침에 허물어뜨리기 때문이다. 각 종단의 호법 기능의 강화가 요청된다.

 

정성운 | 前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woon1654@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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