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백제 57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 “백제 창왕이 577년에 죽은 아들을 위해 왕흥사를 세우고 사리기를 봉안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현재 총 342건의 국보, 총 2188건의 보물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그중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는 국보의 약 53%, 보물의 약 62%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지정한 157건의 국보와 보물 중에서도 불교 관련 문화재가 45% 정도로 절반에 가깝다. 최근에 국보·보물로 선정된 문화재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이달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를 공동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지정된 국보와 보물을 선보인다. 지정된 총 157건의 문화재 중에서 건축 문화재와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를 주최 측은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지정된 총 157건의 문화재 중에서 건축 문화재와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주최 측은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7월 20일 오전 10시에 열린 기자공개회에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신국보보물전’은 우리 문화의 정수와 정체성을 확고히 보여주는 전시”라며 “국립기관, 대학박물관, 개인 등 각 소장처에서 흔쾌히 문화재를 보내줘 감사하다.”고 했다. 또 “전시회가 전·후반기로 나눠져 있어 완벽하게 보려면 2회 이상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역사’, ‘예술’, ‘염원’의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1부 ‘역사를 지키다’는 우리 역사의 오래된 기억을 품은 기록유산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로 승격된 《삼국사기》(국보 제322-1호)와 《삼국유사》 권1~2(국보 제306-3호)를 비롯하여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조선시대 인쇄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송조표전총류》 권6~11(보물 제1989호), 그림을 기록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왕실 행사 기록화 〈기사계첩〉(국보 제325호), 사대부의 얼굴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최석정 초상 및 함〉(보물 제1936호) 등이 소개되어 우리나라 기록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선보인다.

▲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61호), 조선 1565년, 개심사 소장.

2부 ‘예술을 펼치다’는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미의식이 담긴 예술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려 초기의 청자 제작을 보여주는 〈청자 ‘순화 4년’명 항아리〉(국보 제326호),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청자 투각 연당초문 붓꽂이〉(보물 제1932호),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1676~1759)의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보물 제1987호), 여인의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묘사된 〈신윤복 필 미인도〉(보물 제1973호), 조선시대 천재 화가 김홍도의 원숙한 기량을 보여주는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보물 제1970호) 등을 선보인다.

3부 ‘염원을 담다’는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다수를 차지하는 불교문화재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염원을 담아 사찰을 세우고 탑을 건립했으며, 법당에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고 경전을 간행했다. 또 개인과 왕실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사리장엄구에 담았다.

전시에서는 백제시대 불교 신앙과 정교한 공예 기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불교 경전을 인쇄하기 위해 새긴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61호), 세종이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 권상(국보 제320호) 등 불교 경전과 서적이 다수 전시되어 우리나라 불교 기록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 등 불화와 불상도 함께 소개된다.

깔끔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327호)는 “백제 창왕이 577년에 죽은 아들을 위해 왕흥사를 세우고 사리기를 봉안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의 불상 19좌와 청동 탑 조각, 그리고 조선 초기의 석탑 보수 기록이 담긴 개수탑기비 1점 등으로 구성된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출토 유물 일괄〉(보물 제1944호)은 통일신라부터 조선 초기에 이르는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여러 시대의 유물인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공양 목적으로 특별히 제작한 것이 아니라 시주자들이 소중히 간직해 오던 것을 석탑 중수를 맞아 공양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조선 1649년, 불암사 소장.

이번 전시에는 첨단 미디어 전시 기법이 활용됐다.

1부에서는 주제별로 선택해서 검색할 수 있는 ‘주제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미디어테이블이 설치됐다. 검색을 마친 자료는 물에 씻기듯 사라지는 효과가 흥미롭다. 2부에는 높이 3.5m, 길이 32m의 장대한 크기를 46억 화소로 스캔한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와 소리 예술가 김준이 구현한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진 별도 공간이 마련됐다. 3부에서는 국보, 보물로 지정되었지만 이번 전시회에 전시되지 못한 사찰, 누정 등 건축문화재와 대형 괘불의 영상을 상영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시회에는 온라인으로 예약한 관람객만 2시간마다 200명 씩 입장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누리집에서 온라인 전시회를 하며, 8월 중에는 네이버TV에 전시 기획 의도와 주요 전시품 소개한다. 문화재청은 자체 선정한 주요 전시품 30건을 21일부터 다음갤러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