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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없음 속에서 왔다
나도 없음 속에서 왔다
지금은 이 계곡에
너는 돌멩이라는 이름으로
나는 까까중의 이름으로
마주 앉아 서로를 보며
아주 오랜 고향을 함께 바라보고 있다.
-〈돌〉 중 일부분

주인공은 경북 문경 연지암의 임덕 스님이다.

임덕 스님은 2000년 계간 〈한국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돼 등단해 2002년 첫 시집 《벌레가 만난 목화 속의 바다》를 출간, 같은 해 문학신문사가 주관하는 ‘월인문학상’을 받았다.

임덕 스님은 “시인은 모든 사물과 생명을 가장 친근하게 바라보는 농사꾼”이라며 “시는 쓰는 게 아니라 오시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의 시는 아름다운 시어로 깊은 산중에서 마주한 자연을 그린다. 대부분의 시에 불교적인 주제가 내포되어 있어 묵중한 울림을 준다.

이근배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은 시집 머리말에서 “경상도 문경 고을 연엽산 깊은 곳에 암자 하나 짓고 장녀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숨겨진 말씀을 캐내어 적어낸 불립문자”라고 임덕 스님의 시를 평가하며 “일찍이 저 공초(空超)나 만해(萬海)가 해냈던 내 나라 말씀의 지혜를 이만큼 깨우치고 있는 시인을 발견하니 놀랍고 기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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