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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세 확장에서 소통·불교가치 구현으로 변화”
차차석 교수 ‘만해의 포교사상’ 첫 조명 ‘눈길’
2020년 07월 10일 (금) 19:31:04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 ‘만해사상의 계승’을 주제로 열린 만해 스님 76주기 세미나 모습. 《조선불교유신론》으로 만해 스님의 포교관과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재단법인 선학원 설립조사 중 한 분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76주기 기일을 맞아 대표적인 저술 중 하나인 《조선불교유신론》을 통해 스님의 포교관을 살펴보고,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재단법인 선학원 부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원장 법진)은 ‘만해 한용운 스님 76주기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6월 24일 오후 2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지하 3층 만해홀에서 추모학술회의를 열었다.

‘만해사상의 계승 - 《조선불교유신론》과 한국불교의 지향점’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차차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만해의 《조선불교유신론》에 나타난 포교관과 그 지향점’을 주제발표하고, 오경후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교수가 토론했다. 이어 김종인 경희대학교 교수가 ‘만해의 《조선불교유신론》과 한국불교의 현재 - 조계종을 중심으로’를 주제발표하고,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 관장이 토론했다.

   
▲ 차차석 교수.

차차석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그동안 연구자들이 주목하지 않은 ‘만해의 포교 사상’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차 교수는 주제발표문에서 만해 스님이 주장했던 포교의 의미와 중요성, 포교를 중시하게 된 이유, 만해의 포교관이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살폈다.

“교육·역경·대중불교운동과 연계”

차 교수는 “《조선불교유신론》에 나타난 만해의 포교에 대한 입장은 매우 간략하지만 전체적으로 교육, 역경, 대중불교운동 등과 연계돼 있다.”고 분석하고, “초기에는 불교 세력을 확장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포교의 중요성을 역설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대중과 소통하고 불교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포교를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포교 항목 설정…중요성 인식 반증

차 교수는 “《조선불교유신론》에는 ‘포교’라는 항목이 별도로 설정되어 있다.”며, “(만해 스님이) 그만큼 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만해 스님이 《조선불교유신론》에서 포교를 주창하게 된 원인의 하나로 불교가 사회적으로 천대받던 현실을 들었다. “조선시대 불교는 세력이 없어서 경멸을 받는 것”이며, “세력이 부진한 원인은 가르침이 포교되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만해 스님은 “처음에는 포교로부터 세력이 이루어지고 나중에는 세력으로부터 포교가 이루어져서, 이런 식으로 세월이 흐른다면 그 축적된 결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것은 포교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게 차 교수의 설명이다.

“포교의 목적은 중생제도”

하지만 차 교수는 “《조선불교유신론》에서는 포교의 목적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대신 《불교》 86호에 게재한 <불교청년동맹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불교의 본의가 중생을 제도함에 있다면, 불교를 선포할 대상은 일반의 대중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주장한 것에서 보듯, “만해는 포교의 목적과 당위성이 중생제도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만해는) ‘불교는 마땅히 自未得度 先度他人(자신은 아직 제도하지 못했을 지라도 남 먼저 제도하라)을 體認하여 스스로 入泥入水(진흙탕 물어 들어감), 교화의 衝(부딪침, 마주섬)에 당하지 않으면 안 될 것’(<조선불교의 개혁안>)이라며, 적극적으로 포교의 실천과 목적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만해가 포교를 강조하고, 포교를 통해 중생을 제도해야 한다고 인식한 것은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른 것이자 합리성, 시민의식, 자유, 자율 등 서구 사상의 영향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만해가 세계 불교계나 종교계 동향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것이 포교에 대한 사고를 확대하는 결과가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교의 문제는 승려교육의 문제”

차 교수는 또 《조선불교유신론》에서 교육을 강조하면서 전통적인 승려교육이 훈고학에 집중되어 있고, 그것도 사자상승의 전통에 묶여 자유스럽지 못함을 비판한 점을 근거로 “만해 스님은 포교가 승려 교육과 직결되어 있다고 여겼던 것”으로 보았다.

차 교수는 “대중과 소통하면서 지도적인 사회 역량을 확장하고자 염원한 만해 스님은 전통교육에서 탈피해 현대적인 교육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고 밝히고,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세 가지 승려교육, 즉 △보통학(기초교양학) △사범학(교육학 혹은 상담심리학) △외국유학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외국유학’이 포함된 것을 “외국의 학문적 흐름을 통해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대중과 소통할 학문적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차 교수는 만해 스님이 세 가지 승려교육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전통불교의 범주에 안주해 있었던 조선불교의 개혁을 위해서도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지만, 포교를 통해 불교의 본령을 구현한다는 점에서도 승려교육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바람직한 포교는 쌍방향 소통”

그러면 만해 스님 어떤 포교 방법은 제시하였을까?

차 교수에 따르면 《조선불교유신론》에는 포교 방법이 매우 간단히 언급돼 있다. 만해 스님은 1931년에 발표한 <조선불교의 개혁안>에서 설법, 매스미디어, 문서, 역경, 사회사업 등 구체적이고 진전된 포교방법을 제시했는데, 이는 “자기중심적이고 일방적인 교화의 방식이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의 생활 문제와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쌍방향의 소통 속에서 바람직한 포교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경전 한글 번역의 중요성 강조

만해 스님은 이어 1931년 《불교》지에 발표한 <유신회>라는 기고문에서는 역경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불교가 민중으로 더불어 동화하는 첫째 길이 무엇인가. ① 그 교리를 민중화함이며, 그 경전을 민중화함이다. ②그 제도를 민중화함이며, 그 재산을 민중화함이로다.”라고 하여, 《조선불교유신론》에서는 볼 수 없던 ‘역경(譯經)’을 강조했다. 불교의 근본 목적이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는 것이란 점에서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글로 경전을 번역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만해 스님은 또 《불교》 제88호에 발표한 <조선불교의 개혁안>에서 역경의 의의를 “불교교리의 시대사조에 적응한 점을 많이 지적하고 논거하여 광대심원한 불교교리의,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에 있어서 갖추지 않음이 없는 것을 일반에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대 따라 포교방식도 변해야”

만해 스님은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라 포교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만해 스님은 “조선 불교의 유신 이래 교육으로, 포교로, 기타 모든 방면으로 다소의 진보가 없는 것은 아니로되, 역경에 있어서는 요요무문(寥寥無聞)”이라고 탄식하고, “천불만탑을 조성하고 거사 대찰을 건립하더라도 교리를 선포하여 중생을 제도치 아니하면 삼세제불의 본원과는 십만 팔천 리의 거리뿐”이라며 역경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차 교수는 끝으로 “만해는 불교의 본령이 무엇인가 늘 생각하고,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중생을 계도하는 불교의 모습을 염원하고 있었다.”며, “만해의 주장처럼 일체중생을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포교의 목적이라면, 사회의 변동 속에서 효과적인 포교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가 지속되어야 하고, 사찰 운영이나 설법의 방식, 신도 교육, 효과적인 조직 운영 등등 여전히 전근대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또 “만해의 주장처럼 대중을 위해 사찰이 존재한다는 발상의 전환, 대중을 깨우치기 위한 법회 등 대중을 위한 불교로 전환되지 않으면 포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만해의 외침은 간절하게 다가오지만, 한국불교의 현실은 여전히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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