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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취객, 조계사 대웅전에 방화 ‘아찔’
조기 발견해 참사 면해…방화범 현장에서 검거
2020년 06월 23일 (화) 05:22:47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 19일 오전2시 조계사 대웅전 뒷편에서 술에 취한 30대가 불을 질러 대웅전 외벽 벽화 일부가 소실됐다. ⓒ불교닷컴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이 취객의 방화로 크게 훼손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 6월 19일 새벽 발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조계사 대웅전 주변에서 불을 질러 벽화 일부를 훼손한 혐의(일반건조물 방화미수)로 A(35)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께 술에 취해 조계사 대웅전 건물 뒤편에서 휘발성 물질인 라이터 기름으로 자신의 가방에 불을 붙였고, 이 가방이 타면서 대웅전 건물 외부 벽화가 일부 훼손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검거됐다.

조계사 대웅전은 조계종 총본산의 중심 건물이자 종교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조계사 대웅전은 1936년 전라북도 정읍의 보천교(普天敎) 주건물로 쓰이던 십일전(十一殿)이 경매에 붙여지자 사들인 것이다. 근대 한국종교 건축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27호이다.

조계사 대웅전 내부에는 도갑사(道岬寺)에서 옮겨온 조계사 석가모니불목조좌상(서울유형문화재 제126호)과 조계사 석가불도(서울유형문화재 제125호)가 있고, 후불벽 좌우에는 1978년에 제작한 천불도가 걸려 있다. 현판은 조선 제14대왕인 선조의 여덟째아들 의창군(義昌君) 이광(李珖)의 해서체 글씨로, 화엄사 현판 글씨를 그대로 복제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사 대웅전 외벽엔 훼손된 벽화 외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형상화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자칫 조계사 대웅전 방화가 크게 번졌다면 상당한 문화재가 소실될 뻔했다.

이번 조계사 대웅전 방화는 숭례문 방화 사건과 2012년 화엄사 각황전 방화 사건과 닮았다. 2008년 2월 10일 발생한 숭례문 방화사건 역시 휘발성이 강한 시너를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여 전소된 사건이다. 2012년 1월 14일 발생한 화엄사 각황전 방화 사건 역시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소주병에 담아 각황전 뒤편 출입문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방화했었다. 조계사 대웅전 방화 역시 휘발성이 강한 라이터 기름에 불을 붙인 사건이어서 자칫 숭례문과 같은 참극을 맞을 뻔 했지만 다행히 방화 초기 발견돼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조계사 대웅전은 1998년 조계종 분규 때에도 불단 일부가 화재로 훼손됐지만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아 불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 업무 제휴에 따라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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