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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근거 제시 않고 소문·자기주장만으로 비방
팩트 체크 - ‘20대 이사장 선출 관련 자민 스님 성명’
이사장·이사회 힐난 앞서 선학원승가 파화합부터 참회해야
2020년 06월 02일 (화) 18:13:08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 1996년 8월 27일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정일 스님과 조계종 총무원장 월주 스님이 만나 관계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할 당시 자민 스님(오른쪽 첫 번째)은 선학원측 인사로 참석했다.

선학원미래포럼 회장 자민 스님이 재단법인 선학원 제20대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자의적인 판단을 근거로 이사장 법진 스님과 이사회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 물의를 빚고 있다.

자민 스님은 5월 16일 일부 교계 매체에 배포한 ‘제20대 (재)선학원 이사장 선출에 대한 창건주 분원장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제20대 이사장에 대해 갖가지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며, 이사장 스님과 이사회에 연임을 모의하고 있는지, 아니면 꼭두각시 이사장을 세워놓고 수렴청정하려는 것인지 “명확히 사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자민 스님은 이어 “법진 스님이 30여 년 장기집권하면서 선학원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며, “세상 사람들은 선학원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의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한다.”고 비난했다. 또 “20대 이사장 선출은 창건주, 분원장의 의사를 수렴해야 한다.”며, “밀실에서 결정하는 파행적 이사회는 멈추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자민 스님이 성명에서 늘어놓은 이런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항간에 떠도는 가짜뉴스와 자의적인 판단, 왜곡에 근거한 것”이라는 게 재단 관계자의 지적이다.

‘카더라’라는 가짜뉴스로 이사장·이사회 ‘흔들기’

먼저 “이사장이 연임을 모의한다.”거나, “수렴청정할 것”이라는 주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이다. 자민 스님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카더라’는 소문을 근거로 이사장 스님을 비난하며 “명확한 사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자신이 내세운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려면 그것에 합당한 근거를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리이다. 그렇지 않다면 있지도 않은 가짜뉴스를 근거로 자기 진영의 이익을 위해 다른 진영을 몰아붙이는 무리와 다를 바 없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차기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진지하고 심도 깊게 논의하여 선임할 것”이라며, “‘4연임 시도설’이나 ‘꼭두각시 수렴청정설’ 등 재단 이사회를 흔들기 위한 소문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30년 장기집권?…‘역대 이사장은 허수아비’란 뜻?

자민 스님은 성명에서 “최종진(법진)이 장기집권하면서 선학원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거나 다른 이의 말을 빌려 “선학원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의 집단’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자민 스님은 ‘30여 년 장기집권’이라며, 그 근거로 ‘이사 18년, 이사장 12년’을 거론했다. 자민 스님의 주장대로라면 ‘현 조계종 종정인 제14대 이사장 진제 법원 스님(1991~92년 재임)과 제15대 이사장 남산 정일 스님(1992~2004년 재임), 제16대 이사장 성파 도형 스님(2004~08년 재임) 등 역대 이사장 스님은 현 이사장 법진 스님의 허수아비였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억지스럽고 황당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예속 강요 조계종으로부터 재단 지킨 30년

자민 스님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고 주장한 지난 30년은 조계종과의 갈등 속에서 재단 임원 모두가 선학원을 오롯이 지켜내려 고군분투한 시간임은 재단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민 스님의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 집단’이란 주장은 “선학원이 사유화·세속화됐다.”거나 “탈종을 획책한다.”는 조계종 주장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재단을 조계종단에 예속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합리화하려고 사실을 비틀어 종단에 유리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불교정화운동을 통해 조계종 탄생의 이념적 물질적 토대를 제공한 선학원은 그동안 조계종과 재단이 한 뿌리임을 확인하고, 화합을 위해 노력해 왔다. “탈종을 획책한다.”는 조계종의 주장과 달리 종단과 재단 간 갈등의 불씨는 늘 조계종이 제공했다. 1996년과 1999년, 2002년 세 차례 맺은 선학원과 조계종 간 합의를 깬 것은 모두 조계종이다. 1996년 합의는 ‘재단 임원을 조계종 승려로 한다.’는 조항을 내부 규정에 담기로 합의하고도 조계종이 ‘정관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해서 파기됐고, 1999년 합의는 중앙종회가 “선학원에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며 부결시켜 파기됐다. 또 2002년 합의는 ‘합의 사항을 담은 종법을 개정할 때는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무시하고 조계종 중앙종회가 일방적으로 <법인법>을 제정하면서 파기됐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재단을 종단에 예속시키려 획책해온 조계종에 맞서 선학원을 지키기 위해 멸빈과 제적, 온갖 탄압과 회유를 감내한 이사장과 이사회를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자민 스님이 조계종의 입장에 서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이다.

자민 스님 이사 12년 재직…재단 망가졌다면 먼저 책임져야

재단 관계자는 “자민 스님의 주장대로 선학원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 집단’라면, 자민 스님 스스로 먼저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민 스님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12년간 재단법인 선학원의 이사로 재직하며,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 집단’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자민 스님은 2004년 조계종이 초심호계위를 열어 선학원 임원을 중징계하려 하자 현 이사장인 법진 스님, 성열 스님과 함께 앞장서서 제적원을 제출했다.

자민 스님, 제적원 제출 앞장…“이사회, 헌신·봉사” 밝히기도

또 자민 스님은 1996년 7월 1일자 <선원>에 기고한 ‘재단 이사의 입장’이라는 글에서는 “사실 아무 이익 없고, 힘없는 우리 재단 이사님들만큼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헌신 봉사하는 스님들도 드물다.”며, ‘몇몇 일천한 일부 이사들의 사리사욕에 재단이 분열된다.’거나 ‘선학원이 조계종의 암’이라는 일부 스님의 혹평에 “사리사욕이 어디에 있나 하고 냉정히 분석해 볼 때 보이지 않는 마음 찾기만큼 어렵다.”고, ‘헌신 봉사하는’ 이사회를 불온시하는 일부 스님들의 언행을 경계했다.

재단 관계자는 “자민 스님은 기고문에서 ‘분원장 스님들은 우리 이사들의 고충을 알아주시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재단 책임자들을 격려해주시고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재단 일에 앞장섰던 자민 스님이 현 이사회를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자민 스님이 재단, 이사회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사고사찰로 지정된 서울 보광사와 재단 간 소송에서 거짓 증언한 것에 책임을 지고 2005년 2월 임시이사회에서 사임한 이후의 일이다.

   
▲ 자민 스님이 서울 보광사와 재단의 소송 과정에서 거짓 증언한 것에 책임지고 사퇴했음을 보여주는 2005년 2월 1일 임시이사회 회의록. 회의록 속 ‘정**’은 자민 스님이다.

보광사 창건주 위임 거짓 증언으로 이사직 사퇴

당시 보광사는 남산 정일 스님 입적 후 창건주 승계 유훈의 진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당시 이사회는 ‘창건주 연고권 관계로 분쟁 중인 분원은 사고사찰로 지정한다.’는 <분원 관리 규정>에 따라 보광사를 사고사찰로 지정하고, 유언장이 민법상 용건을 갖추지 못한 것을 이유로 문도회 측에 창건주 권한을 승계했다. 하지만 당시 교무이사였던 자민 스님은 정일 스님이 유훈을 남길 때 그 자리에 입회하지 않았으면서도 증인으로 참여했다는 확인서를 재단을 상대로 소송을 벌인 보광사 측에 건넸다.

2005년 2월 1일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자민 스님은 “정일 스님과의 의리 때문에 사실 확인서를 해줬다. 확인서가 이렇게 악용될 줄 몰랐다.”고 거짓을 인정하고,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사직을) 사임”했다.

이처럼 “자민 스님은 현 이사진을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정기능이 상실된 회복 불능 집단’으로 매도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된 언행으로 재단과 이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재단과 분원, 이사회와 재단 구성원 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한 잘못을 먼저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재단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사장 선출은 이사회 고유 권한

자민 스님은 성명에서 “20대 이사장 선출은 창건주, 분원장의 의사를 수렴해야 한다.”며, “밀실에서 결정하는 파행적 이사회는 멈추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주장은 재단 이사회의 운영이나 결정이 특정이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야합에 따른 것처럼 오인하도록 대중을 선동하는 언사에 지나지 않다.

자민 스님은 “전국분원장 회의를 개최해 대중공의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재단 정관은 ‘이사회에서 이사장을 선출’하도록 못 박고 있다. 자민 스님의 주장처럼 이사장을 재단 정관을 어겨가면서까지 선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재단 임원을 역임한 스님이 무책임하게 내뱉을 언사가 아니다.

재단-분원 간 소통을 막은 건 선학원미래포럼

“밀실에서 파행 운영한다.”는 자민 스님의 주장과 달리 재단과 분원, 이사회와 창건주·분원장 간 소통을 막은 것은 자민 스님이 회장으로 있는 선학원미래포럼(선미모)과 조계종, 수덕사이다.

선학원미래포럼(선미모)은 재단이 2018년 3월 21일 ‘선학원 원로 시국성명서’에 연대 서명한 창건주, 분원장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를 빌미로 일주일 동안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점거 농성했다. 이 사건에서 보듯 선학원미래포럼(선미모)은 사사건건 재단 행사를 방해하며 재단과 분원 간 소통과 의견 수렴을 방해해 왔다.

조계종과 수덕사도 ‘(분원장회의에) 참석하면 해종 행위자로 간주하겠다’거나, 총무원 재가종무원과 조계종 스님을 동원해 진입로를 봉쇄하는 등의 방법으로 2014년 7월 14일 대전·충남북 분원장 회의를 파행시키고, 7월 30일 서울·경기·강원지역 분원장 회의를 무산시켰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과 분원, 이사회와 창건주, 분원장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방해해 온 선학원미래포럼(선미모)이 이사장 선출을 빌미로 ‘전국분원장회의 개최’를 운운하는 것은 주장을 합리화하려고 묵은 제 잘못을 덮는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창건주·분원장협의회 회장 자처 대중 여론 ‘호도’

자민 스님이 ‘선학원미래포럼 창건주·분원장협의회 회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한 것도 자신의 주장을 대중 여론인 것처럼 꾸미려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자민 스님은 ‘창건주·분원장협의회’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성명이 마치 전체 창건주, 분원장의 여론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지만, 정작 창건주·분원장협의회는 구성원도, 규모도, 실체도 불분명하다.

재단 관계자는 “자민 스님이 스스로 떳떳하고, 성명이 선학원 구성원 대다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면 창건주·분원장협의회의 실체를 밝히고 떳떳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민 스님은 조계종의 명사 품계를 받은 비구니계의 어른으로서 남을 비방하기 전에 자신의 처신이 올바른지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며, “자의적인 판단과 남의 말로 포장한 비난으로 이사장과 이사회를 힐난하기 전에 재단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겨 선학원 승가의 화합을 깨뜨린 잘못을 먼저 참회하고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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