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주당 혜해 스님.

재단법인 선학원 비구니 원로 보주당 혜해 스님이 5월 29일 오후 9시 30분 주석하던 경주 흥륜사 법기암에서 입적했다. 법랍 77년, 세수 100세. 영결식은 6월 2일 흥륜사에서 치러진다.

보주당 혜해 스님은 1921년 4월 27일 평안북도 정주군 안흥면 안의동에서 태어나, 24세 되던 1944년 8월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대원 스님을 은사로 축발했다. 남한과 북한지역에 미군과 소련군이 각각 주둔하면서 남북이 갈라지자 수행의 길을 찾아 1946년 10월 남한으로 내려온 스님은 무불 스님을 계사로 오계를,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받았다.

스님은 28세 때 가야총림 해인사 토굴에서 효봉 스님의 지도로 한 철 정진하였고, 이어 봉암사에서 결사 중인 성철, 청담, 향곡 스님의 지도로 참선 수행했다. 스님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부산 묘관음사로 가 향곡 스님에게 화두를 새로 받은 뒤 묵언과 장좌불와하며 선방에서 일념 정진했다. 이후 내원암, 선학원, 동학사, 범어사, 해인사 국일암, 동화사 양진암 등 선방에서 수선 안거했다.

1971년 이차돈이 순교지로 알려진 경주 흥륜사에 비구니 선원인 천경림선원 개원한 스님은 1980년부터 선원장을 맡아 정진 대중을 외호했다.

2004년 4월 금강산 신계사 대웅전 복원 착공식에 참석한 스님은 이후 낙성 법회가 열린 2007년 10월 13일까지 3년 6개월여 간 신계사에 주석하며 세계 평화와 남북통일을 기도했다.

스님은 2020년 5월 29일 경주 흥륜사 법기암에서 흩어지는 바람처럼 고요히 적멸의 세계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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