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수 대적골 제철유적에서 출토된 소형 청동범종. 사진 제공 전주문화유산연구원.

호남 동부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후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종합 제철유적에서 소형 청동범종이 출토됐다.

전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유철)은 “장수 대적골 유적을 3차 발굴조사하던 중 ‘라’구역 후백제 문화층에서 온전한 형태의 청동제 소형 동종을 발굴했다.”고 5월 26일 밝혔다. 장수 대적골 유적은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산 154-1번지 일원의 계곡부 평탄면을 따라 분포한 제철유적이다.

소형 범종은 경주지역에서 몇 건 출토된 적이 있지만 전북지역에서 발굴조사 중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굴된 청동범종은 높이 26.5㎝, 지름 10∼15.6㎝ 크기다. 용뉴와 음통을 갖추고 있으며, 종의 천정 부분인 천판 가장자리에는 입상화(立狀花)무늬를 새겼다. 종 상대와 하대에는 당초무늬을 새겼고, 상대 아래 4곳에 배치한 연곽(유곽)에는 9개씩 연뢰(유두)를 배치했다. 또 2개의 연꽃무늬 당좌 사이에는 합장하고 있는 불보살상을 새겼다. “크기는 작지만 일반적인 범종 형태를 온전히 갖췄으며,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표현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청동범종을 발굴한 전주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대적골 유적은 철광석의 채석부터 주조(鑄造) 또는 단조(鍛造)에 이르는 일체의 제철 과정을 볼 수 있는 종합 제철유적”이라며, “청동범종은 대적골 유적의 다양한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대적골 유적에서는 이밖에 제련로 4기, 단야로 2기, 추정 요해로 1기, 석축시설 1기, 퇴적구(폐기장), 거푸집 생산 가마와 퇴적구가 확인됐다. 이중 거푸집 생산 가마는 호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유구다.

▲ 장수 대적골 제철유적 라 구역과 청동범종 출토 위치. 사진 제공 전주문화유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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