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학 옮김|교유서가 펴냄|1만 4500원

런던대학 골드스미스 칼리지의 불교윤리학 담당 명예교수이자 〈불교윤리학회(Journal of

Buddhist Ethics)〉 공동편집인, 왕립아시아학회 회원인 데미언 키온이 불교 전통의 시작과 오늘날의 형태로의 전개를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불교의 중심적 가르침과 수행법, 그리고 업과 윤회, 사성제, 대승, 명상, 윤리와 같은 핵심 주제를 설명하면서, 아시아와 서구에서 불교가 진화한 것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 물질문화의 중요성, 전쟁과 평화에 대한 윤리도 짚어본다.

이 책은 교리나 역사 서술에 그친 기존의 불교 입문서에 비해 불교의 다양한 측면을 압축적으로 다루면서 불교에 대한 극단적 호교론(護敎論)으로도 흐르지 않는 비판적·중도적 자세를 보여준다. 또한 불교에 대해 비교적 풍부한 정보를 치우침 없이 제시하는 한편, 불교의 역사적·지역적 다양성과 현대 사회의 여러 이슈들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숙고할 수 있게 한다.

저자는 기존의 유신론적 종교 전통의 ‘신과의 합일’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좀더 포용적인 비교종교학적 관점에 설 경우 불교를 ‘다양한 차원을 가진 종교’로 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 안에는 철학적 요소가 분명히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한다. 저자는 이렇게 포괄적으로 정의된 종교로서의 불교에는 일곱 가지 차원, 즉 1) 실천적·의례적 차원, 2) 경험적·정서적 차원, 3) 서사적·신화적 차원, 4) 교리적·철학적 차원, 5) 윤리적·법제적 차원, 6) 사회적·제도적 차원, 7) 물질적 차원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면서 각각의 차원에 대해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교조’이자 역사적 인물로서의 붓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는데, 이는 서사적·신화적 차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어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불교의 교리적·철학적 차원에 해당하는 업, 윤회, 사성제, 대승 등의 개념을 설명한다. 또한 전근대 시기의 아시아 전역은 물론이고 현대 서구 사회에서 불교가 확산되는 과정을 다룬 제6장과 제9장을 통해 이 책이 ‘세계종교’로서의 불교의 다양한 측면까지도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승학 옮김|교유서가 펴냄|1만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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