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주요 소임자가 받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조계종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교역직 종무원, 중앙종회의원, 전국 본·말사 소임자 등 5000여 명에 이른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원행)은 5월 1일 보도자료를 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국회와 정부 당국에 감사드린다.”며,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 5000명은 이번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격 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국민 생활 안정과 경제 회복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에 국민들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당국 지침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며 “조계종도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국민의 마음을 보듬어 안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종교계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의사를 밝힌 것은 조계종이 처음이다.

한편, 조계종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결정이 대중의 의사를 묻지 않고 몇몇 집행부 스님이 결정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전 천장암 주지 허정 스님은 5월 3일 <불교포커스>에 기고한 ‘빼앗긴 재난지원금’이란 글에서 “종단이 재난지원금을 사회에 기부하려면 소속 1만 3000여 스님들에게 찬성 여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소임자 몇 명이 결정해 놓고 마치 5000명의 스님이 동의한 것처럼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재난지원금이 종단에서 주는 것이라 해도 기부한다고 발표하려면 승가 대중의 동의를 거쳤어야 한다.”며, “하물며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을 종단의 몇 사람이 마음대로 결정해 기부하고 발표하는 것은 범죄에 가깝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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