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승 정리|어의운하|1만 4000원

1961년 출가 이후 평생 화두 참선의 길을 걸었던 고우 스님의 법문집이 출간됐다.

고우 스님 법문을 정리한 박희승 씨는 불교인재개발원에서 생활참선을 강의하고 있다.

박 씨는 조계종 총무원의 기획과장으로 있던 2002년, 종단의 내분과 갈등으로 희망을 잃고 헤매다 선지식을 추천 받아 고우 스님을 만났다. 고우 스님은 당시 태백산 각화사의 선원장으로 있었다. 불원천리하고 찾아간 날 6시간 동안 박 씨가 묻고 고우 스님이 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만남에서 박 씨는 고우 스님을 ‘도인’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 18년, 고우 스님을 스승으로 스님의 법문을 수백 번 듣고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고 다른 이들도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법문집을 출간하기로 했다.

책의 핵심 키워드는 ‘중도’ 그리고 ‘참선’이다.

"중도를 체득하는 것이 화두 참선(간화선)이다.", "참선은 중도를 깨치는 것이고, 참선을 잘하려면 중도에 대해 바른 안목을 갖추는 ‘정견(正見)’을 세워야 한다."

고우 스님은 어려운 단어나 많은 수식을 내놓지 않고 중도, 연기, 정견, 간화선 등 몇 가지를 일관되게 설명해 행복하게 사는 길을 제시한다.

“내가 있고, 내가 살아야 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고, 너는 틀렸다, 이런 생각을 일으키니 서로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바로 중도(中道)입니다. 중도를 바로 알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중도란 무엇인가? 스님은 《맛지마니까야》를 빌어 중도를 팔정도라 설명한다. 그리고 팔정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견’이며 이는 “불교의 바른 세계관은 우주 만물이 모두 서로서로 의지하여 존재한다는 연기를 말하며, 바른 가치관은 중도의 눈으로 쾌락과 고행의 양변(兩邊)을 떠나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지혜를 말한다”고 한다.

중도는 ‘연기’이며, 이를 위해 정견이 서야 한다는 것이다.

고우 스님은 일관되게 ‘중도정견’이 불교 공부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중도의 이치를 알더라도 체험하고 생활에서 실천하려면 화두 참선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위빠사나, 염불 등의 수행과 간화선은 우열이 없고 평등한 불교수행법이지만 화두를 드는 간화선이 좀 빠른 길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고우 스님은 한국 간화선에 대해 중생교화나 선(善)을 행하는 일을 멀리하는 ‘깨달음 지상주의’라며 문제의식을 보인다. 이 또한 양 극단으로 중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 수행풍토를 지양하고 중도적인 수행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또 “중도를 못 깨달아도 간만큼 이익”이라는 입장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제목에서 보이는 ‘영원한 행복’은 “일시적이고 조건에 따라 변하는 행복이 아닌 한번 깨치면 생로병사의 차원을 넘는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며 중도를 공부하고 간화선을 체험하길 권고한다. 고우 스님이 말하는 영원한 행복은 깨달음이나 해탈과 같은 의미다.

“자신이 못나고 어리석다는 것은 착각일 뿐이고 우리 마음 속에 영원한 행복이 있다.”는 스님의 말은 여러 가지로 희망을 잃고 우울감과 불안을 안고 사는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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