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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火病)
2020년 05월 07일 (목) 15:00:19 안수봉 한의사

위기의 상황이 되면 언제라도 힘을 모아 극복해 나가는 게 한국 사람들의 특성입니다. 세계적으로 겪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도 우리는 어려움을 잘 버텼고, 한고비를 넘겼습니다. 모르는 병이 닥쳐 두려움으로 개개인도 힘들고, 경기가 어려워 자영업자나 일이 끊긴 노동자들도 많은 이 때 예전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또 국민 모두 힘을 모아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오늘 얘기할 병은 화병입니다.

세대와 나이, 성별, 직업을 불문하고 많이 보이는 질환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도 한국의 화병이 인정받아 보고된 것만 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병이 아닌 실체를 가진 병임을 알 수 있습니다.

   
▲ 화병에는 전중혈을 위주로 침을 놓아 풀어준다.

동의보감에서도 기병(氣病) 화병(火病) 칠정상(七情傷) 등으로 다양하게 언급을 했고 처방이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눌린 마음이 불길 같은 뜨겁고 강하면서 위로 솟구치는 증상 등이 몸에 표현될 때 화병으로 봐왔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한 화병에 대한 이해와 어떤 방식으로 한의학은 접근해 나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례1) 10여년 전 진료했던 27세 군인장교 남성으로 군부대라는 조직특성상 상명하달 해야 하며, 상부의 명령을 거부할 권리가 없는 집단에서 아래로는 책임을 맡고 있는 부대가 있어서 항상 책임감과 더불어 위축감 등을 느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회적 관계도 소홀해지고 가정에서조차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 처해져 미래를 불안하게 본다든지 특정상황만 되면 화를 낸다든지 하는 급격한 감정변화를 겪는 증세가 있었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해 상담과 침구치료 및 한약을 복용하면서 결국 이겨냈습니다.

사례2) 어릴 때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연고가 없이 성인이 될 때까지 눈치를 보며 남의 집에 살다가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 자수성가를 한 분이 내원했습니다. 밤마다 잠을 못 이룬다든지, 자주 깨거나 꿈을 많이 꾸는 수면장애가 있었고, 가슴이 조이거나 답답해지면서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도 있었습니다. 자주 화를 내며 감정변화가 심해서 식구들에게 혹은 혼자 있을 때도 고성을 지르며 울분을 토로하는 등의 감정 증상도 있었습니다. 어릴 때 겪었던 고통으로 인해 현재의 고통이 재현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었지요. 역시 이분도 상담과 침구치료 및 한약 복용을 통해 많이 호전하고 있습니다.

화를 잘 낸다 싶은 분들 중에는 화를 억누르거나 참는다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이들 중 심장주변이나 횡격막 근처의 답답하고도 뭉쳐있는 기운 등을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계속 화만 내면서 헛힘을 쓰는 분들도 물론 있습니다만 그런 분들은 화기가 오히려 새어나가면서 몸의 그릇이 상해져버리는 경우라고 봐야 하겠죠.

우리 할머니 세대 혹은 그 윗세대에서는 여성들의 권한이 무척 약하고, 의무는 많으며, 표현할 데 없는 침묵의 속박을 견뎌야 했습니다. 억울함을 항변하면 공격당하는 시대에 살아오셨습니다. 사실 이분들의 사례가 모여서 화병이라는 실체를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고된 시집살이와 힘든 노동, 교육을 전담해야 했으며, 남녀의 차별을 몸소 겪어야 했고, 할 수 있는 것 보다 못하는 것이 더 많을 정도로 속박 받은 삶을 살아 오셨습니다.

이렇게 화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점차 용인은 되어가지만 그렇다 해서 참지 못하고 무조건 화를 낼 때 벌어지는 사회현상은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는 경우에도 순간 참지 못하고 화를 표현하여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화를 살심(殺心)으로 대하여 사라지게 해야 한다던지 없애야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게 되면 도리어 나의 행복하고 건강한 감정도 마비상태로 돌입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감정을 많이 누리고 가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화라는 감정을 느끼며 힘들어 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을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하듯 세상 살아가는 것이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너무 많습니다. 다만 화를 내는 감정과 내가 행복했던 혹은 현재 행복한 감정 두 가지만 본다면 조금씩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명상이나 호흡, 수행 등의 방법은 나 자신에게 힘을 북돋우는 것이지, 자연스러운 감정을 없애버리게 하는데 힘을 쏟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잊으려 하면 할수록 더욱 선명해지고 고통이 더 증가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감정의 기운이 거세면 다독이거나 조금씩 줄여가는 방법을 쓰고, 감정의 기운이 약하다면 보태주고 보듬어 주는 방법의 보사법이 있습니다. 모자라면 채우고 넘치면 덜어주는 것이지요. 이렇게 자연의 섭리에 따른 치료를 받는 방법이 한의학적 치료입니다.

화병에는 전중혈을 위주로 침을 맞고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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