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예고된 고창 선운사 만세루. 사진 제공 문화재청.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고창 선운사 만세루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3월 27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3호 ‘선운사 만세루’를 ‘고창 선운사 만세루’로 이름을 변경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선운사 만세루는 광해군 12년(1620)에 지은 대양루가 불타자 영조 28년(1752) 다시 지은 건물이다. 익공계 맞배지붕 단층건물로 앞면 9칸, 옆면 2칸 규모다.

대양루는 여러 층의 누각이었으나 만세루를 다시 지으면서 단층으로 바뀐 것으로 전한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에 이르면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는 경향이 보이는데, 만세루가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만세루는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정성을 꾀한 것이 특징이다. 가운데 3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고, 좌우 각 3칸은 가운데 칸에 높은 기둥을 세워 양쪽에 맞보를 걸었다. 한 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자연재로 종보(대들보 위에 설치하는 마지막 보)를 설치해 누각 중앙 공간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만세루의 기둥은 자연 그대로의 둥근 기둥을 사용했다. 각 부재 또한 불규칙한 형태인데, 건축 당시 목재가 부족해 남은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고창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 후기 사찰 누각 건물 중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게 구조를 바꾼 뛰어난 사례”라고 평가하고, “자재를 구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하고 독창성 가득한 건축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 고창 선운사 만세루 내부. 대들보 위로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종보가 보인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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