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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성찰 바탕으로 생태국가로 전환해야”
정평불, 16일 ‘코로나19 사태 성명’ 발표
2020년 03월 17일 (화) 15:56:46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이도흠, 이하 정평불)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생태복지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평불은 3월 16일 발표한 ‘합리적 성찰과 문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사회는 주술, 광기, 반지성이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흑사병으로 당시 인구의 30~60%인 2억 명이 죽은 14세기 유럽으로 퇴행한 듯한 기시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평불은 이어 “신종 바이러스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해 숲에서만 살던 바이러스가 인수 공통 전염병으로 변형한데 있다”며, “자연을 파괴하고 무한하게 성장을 지속시켜 온 삶과 체제에 대해 성찰하고, 온 생명을 존중하고 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 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은 다른 생명과 타자를 배려해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삶을 실천하고,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으로 아픈 자를 먼저 돌보아야 하며, 정부는 삶의 질과 국민의 행복지수, 협력, 공존을 지향하는 생태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평불은 “생태적인 사회를 지향하려면 성장 위주의 사회가 한계에 다다른 점, 바이러스가 가장 두려워야 하는 것은 과학과 연대라는 점, 정의는 아픔의 차이를 우선하는 점 등 세 가지를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며, “각자 자리에서 성찰하고 대전환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평불은 끝으로 성찰과 대전환을 위해 △탐욕과 성찰 위주의 문명을 성찰하고, 온 생명과 공존하는 문명으로 전환할 것 △교회와 절은 주술을 강요해 부를 축적한 것을 성찰하며, 합리성과 과학에 근거해 교리를 해석하고 신행을 이끌며, 아픈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 것 △정부와 지자체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의 지원과 치유를 우선하고 장기적으로 공공의료체계를 튼실히 확립할 것 △언론은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과도한 공포를 조장한 것을 성찰하고, 올바른 공론장을 형성해 파수견(watch dog)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 △정치인은 코로나19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을 성찰하고 의료보건인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를 것 △대중과 지식인은 가짜뉴스 확증 편향과 혐오·배제에 동참한 것을 성찰하고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며 아픈 이웃과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합리적 성찰과 문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WHO는 결국 팬데믹을 선언했습니다. 코로나 감염자는 3월 16일 현재 16만 8천여 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6,493명에 이르며 이미 155개국에 퍼졌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하루에만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는 아직 백신을 발명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염 초기에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을 시키기에 더욱 방역이 어렵습니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어느 정도로 파급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 상황에서 지금 한국사회는 주술, 광기, 반지성이 압도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언론이 과학적, 의학적으로 분석하고 합리적 대응 방식을 제시하는 대신 객관적 사실까지 조작하고 SNS에 떠도는 가짜뉴스를 기사화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보수 야당은 과학적 근거가 없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금지론’과 ‘정부 방역 실패론’만 되풀이하며 국민의 건강에는 안중에 없다는 듯 총선전략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신천지 집단은 주술적 사고로 무장한 채 위법과 거짓, 은폐와 조작을 남발하며 방역을 붕괴시켰습니다. 일부 교회들은 과학을 부정하고 주술과 광기에 집착한 신행과 예배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일부 대중들은 가짜뉴스에 휘둘리면서 중국인, 대구/경북, 신천지 교도들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에서 흑사병으로 당시 인구의 30∼60%인 2억 명이 죽은 14세기의 유럽으로 퇴행한 듯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당시 교황을 비롯하여 대다수의 성직자들은 이를 신이 내린 벌로 간주하고 대중이 교회에 모여 기도하고 속죄할 것을 강요하여 흑사병이 더 빨리 번지게 했으며, 채찍질 고행단(Confraternities of Flagellant)은 마을을 순례하며 흑사병을 전염시켰습니다. 이들은 유태인을 보이는 대로 화형시켰고, 무고한 여인을 마녀로 몰아 거의 50만 명을 불에 태워 죽였습니다.

역사는 기도가 아니라 과학이 흑사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였음을 분명히 증언합니다. 중세 말기의 대중들은 흑사병을 성찰하며 교회 바깥에 시민사회를 건설하고 공론장을 구성하여 거기에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토론하며 여론을 형성하고 합의(consensus)에 이르렀고 이것을 정책과 제도로 정착시켰습니다. 바로 이것이 인류가 주술의 정원에서 탈출하여 계몽과 과학이 지배하는 근대 사회와 민주주의로 이행한 토대입니다.

이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주지하듯, 신종 바이러스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는 바람에 숲에서만 살던 바이러스가 인간을 숙주로 하여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으로 변형한 데 있습니다. 설혹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퇴치한다 하더라도 제2, 제3의 신종 바이러스가 4-5년의 주기로 나타날 것입니다. 대중이든 지식인이든 정부든, 모두가 자연을 파괴하고 무한하게 성장을 지속시켜 온 삶과 체제에 대해 성찰하고 온 생명을 존중하고 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 문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개인은 다른 생명과 타자를 배려하여 욕망을 자발적으로 절제하여 적게 쓰면서도 행복한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삶을 당장 실천하고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픈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으로 아픈 자들을 먼저 돌보며, 정부는 양적 발전보다 삶의 질, GDP보다 국민의 행복지수, 경쟁보다 협력, 개발보다 공존을 지향하는 생태복지국가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모두가 성찰하며 새로운 패러다임과 사회를 지향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 가지, 곧 성장 위주의 사회는 한계에 이른 점, 바이러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과학과 연대라는 점, 정의는 그 어떤 차이보다 아픔의 차이를 우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 철저히 인식한 바탕에서 생태적인 사회로 지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종교인, 언론, 정치인, 시민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성찰하고 대전환에 동참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 먼저 명상과 성찰을 하면서 여러분께 다음을 제안합니다.

- 우리의 제안 -

1. 우리는 생명을 죽임으로 몰아넣은 탐욕과 성장 위주의 문명을 성찰하고 온 생명을 내 몸처럼 존중하고 그들과 공존하는 문명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합니다.

1. 한국 교회와 절은 주술을 강요하여 부(富)를 축적한 것을 성찰하면서 기복신앙을 폐기하고 합리성과 과학에 근거하여 교리를 해석하고 신행을 이끌며, 아픈 이웃에게 우선적으로 손을 내밀 것을 제안합니다.

1. 정부와 지자체는 가장 가난하고 고통을 받는 이들이 가장 먼저 가장 쉽게 감염되고 사망한 데 대하여 반성하고 그들의 지원과 치유를 우선하고 장기적으로 공공의료체계를 튼실하게 확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1. 언론은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며 과도한 공포를 조장한 것을 성찰하고 정론을 폄은 물론 올바른 공론장을 형성하여 파수견(watch dog)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제안합니다.

1.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을 성찰하고 의료보건인들이 과학에 입각하여 토론하고 고민한 끝에 판단하고 결정한 것을 존중하고 따를 것을 제안합니다. 대주

1. 대중과 지식인들은 가짜뉴스를 전하면서 확증편향을 강화하고 혐오와 배제에 동참한 것을 성찰하고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며 아픈 이웃과 연대할 것을 제안합니다.

불기 2564(2020)년 3월 16일
정의평화불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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