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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불교, 몽골의 정치사회적 안정에 기여”
뎀브렐 스님, 갤룩빠와 밀교적 요소로 ‘몽골불교’ 조명
한국불교선리연구원 등재학술지 ‘선문화연구’ 27집 발간
2020년 03월 10일 (화) 15:25:39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고려불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는데도 그동안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던 몽골불교를 조명한 논문이 발표됐다.

재단법인 선학원 부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원장 법진)이 발간하는 등재학술지 《선문화연구》 제27집에 수록된 뎀브렐 스님(몽골 따시최링사 불교문화연구원 연구원)의 논문 ‘몽골의 티벳불교 수용에 따른 종교와 사회 변화 고찰’이 그것.

뎀브렐 스님은 “몽골불교를 라마교를 중심으로 파악해서는 샤머니즘과의 융합이나 간섭 현상, 몽골사회의 교육 변화나 활불제도 같은 종교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티베트의 종파불교와 밀교적 요소를 중심으로 고찰했다.

뎀브렐 스님이 먼저 주목한 것은 불교가 몽골에 전래되는 과정에서 전통 샤머니즘과 활발히 교섭하고 충돌했다는 점이다.

뎀브렐 스님에 따르면 몽골의 종교와 사회는 전통 샤머니즘의 영향을 깊이 받고 있었지만, 칭기즈 칸이 몽골을 건국하고 쿠빌라이 칸이 티베트불교를 수용하면서 큰 변혁을 맞았다.

쿠빌라이 칸 이후 원 황제들은 불교와 유교를 국가 지배이데올로기로 활용했는데, 샤머니즘은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데 방해 요소였다. 이처럼 지배층의 탄압이 이어지자 샤머니즘은 밀교와 활발히 교섭하고 충돌하면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몽골의 샤먼은 조정의 압박을 피해 숨어들거나 티베트불교 의례를 가장한 제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진언이나 다라니, 비술적 의례 등 밀교적 요소와 잘 어우리는 의례 때문에 점차 티베트 불교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뎀브렐 스님은 일례로 “샤먼은 불교의 불보살을 샤머니즘에 수용하거나, 고승을 신앙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등 불교를 수용하며 변화해 갔다.”고 했다. 이런 시도로 샤먼의 제의식도 변화했는데, 죽음에 임박한 환자에게 행하는 제의식에서 수호신인 옹고드를 부르며 강신할 때 샤먼이 게셰, 라이칭 두 고승에게 증명을 요청하는 것이 그 예이다.

뎀브렐 스님은 이어 티베트불교가 몽골사회를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음을 고찰했다. “티베트불교 종파 중 겔룩빠의 교육체계가 몽골의 교육계와 지배능력을 향상시켰고, 아쇼카왕이나 밀교에 능통한 인드라부띠왕과 같은 이상적 통치자와 이상사회에 대한 염원이 사회통합의 구심점으로서 몽골의 정치사회적 안정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 몽골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에르덴 조(Erdene zuu) 사원의 서쪽 사원 ⓒ 위키백과

겔룩빠는 인도의 나란다 대학 전통을 계승해 현교와 밀교를 겸수하고, 엄격한 계율을 도입한 티베트불교의 종파다. 겔룩빠는 나란다 대학 체제에 입각해 승원교육을 실시하고, 엄격한 계율을 강조함으로써 티베트불교의 혁신을 일으켰다.

몽골은 교단의 통제가 없는 지역에서 후기 밀교, 혹은 무상유가딴뜨라를 빙자한 성유가가 횡행하여 사회적 타락상을 보였다. 몽골 불교가 타락 위험에서 벗어나 몽골사회의 지지를 받는 불교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나란다 대학의 승원체제를 계승하고 계율을 강조한 겔룩빠의 교학적 입장을 지지한 때문이다.

겔룩빠의 전통은 고스란히 몽골불교에 전해졌다. 몽골불교에서는 쿠빌라이 칸 시대에 이르러 여러 승려가 불교경전을 번역하기 시작해 자나바자르 이전에 몽골대장경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많은 학승이 배출됐으며, 논장을 주석하는 학승도 많아졌다. 이런 몽골 승려의 학식과 교육열은 재가자들의 불교이해를 향상시켰다. 특히 나란다 대학에서 이어져온 불교논리학은 몽골불교에 존재했던 샤머니즘의 불교적 간섭을 대부분 해소하고 철저하게 불교사상에 입각한 철학과 교육 전승만이 남는데 기여했다.

뎀브렐 스님은 “몽골불교의 혁신은 불교교단 내부의 문헌과 교육방식의 변화만 일으킨 것이 아니라 몽골의 문헌과 인문학의 모든 부분을 일신하였고, 몽골 사회 교육 체계를 이전에 없던 향상과 발전으로 이끌었다”고 보았다.

   
▲ 몽골 최초의 법왕인 자나바자르(Zanabazar) 상 ⓒ 위키백과

뎀브렐 스님은 또 몽골불교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제도에 동조한 것에도 주목했다. 달라이 라마 제도를 수용함으로써 능력 있는 통치자가 국가를 경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칭기즈 칸의 후손이자 티베트불교 잡춘다르나뜨 린포체의 환생으로 인정받는 자나바자르는 몽골 최초의 법왕이 되어 경전은 물론 천문, 의학, 예술, 건축 등으로 실천 불교를 하였고, 오늘날까지 몽골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뎀브렐 스님은 “티베트와 몽골의 달라이 라마 제도는 아쇼 카왕과 밀교시대의 인드라부띠왕(불교를 티베트에 전한 밀교승 빠드마삼바와의 부친)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상적인 통치자로서 법에 통달한 두 왕은 불보살의 환생이라는 점에서도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아쇼카왕이나 인드라부띠왕과 같은 이상적 통치자가 이상사회의 염원을 실현시키는 사회 통합의 구심점이 돼 몽골의 정치사회적 안정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조준호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연구소 연구원은 ‘요가와 위빠사나의 스므리띠(smṛti) / 사띠(sati) - 심리치료의 중요 개념에 대한 비판적 고찰’에서 최근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마음챙김 요가(Mindfulness Yoga)’라는 말에서 ‘마음챙김(Mindfulness)’이 요가에 적용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검토했다.

먼저 조 연구원은 ‘마음챙김’이 위빠사나 수행과 관련된 용어라는데 주목했다. 위빠사나의 핵심어는 염(念)으로 한역되는 ‘스므리띠’와 ‘사띠’이고, 이것을 영역한 것이 ‘mindfulness’이다. 그런데 ‘마음챙김 요가’의 ‘midfulness’와 위빠사나의 ‘mindfulness’가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냐는 것이 조 연구원의 질문이다.

조 연구원은 고전요가 전통에서 위빠사나의 ‘mindfulness’와 같은 지각 방식이나 수행방식으로 스므리띠가 사용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보았다. 고전요가에서 스므리띠는 ‘기억’의 의미이지 ‘mindfulness’의 의미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스므리띠가 요가의 중요 행법 또는 중심 행법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조 연구원의 견해다. 또 동작과 체위 중심의 요가에서 ‘mindfulness’에 대한 적용 가능성 또한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조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현재 마음챙김 요가가 행해지지만 위빠사나 행법처럼 사띠, 혹은 스므리띠 용어로부터 근거를 찾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끝으로 “위빠사나의 ‘mindfulness’와 같은 의미와 내용으로 쓸 수 있는 요가 행법을 규명해 낼 후속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될 때 《요가 수뜨라》와 요가 전통에 근거한 요가의 치료적 기능과 효과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선문화연구》 제27집에는 이밖에 주명철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대승기신론》과 《요가수뜨라》의 환멸문 비교’, 이상민 고려대학교 강사의 ‘누가 경전을 지었는가? - 법상(法上, 490~580) 찬 《교적의(敎迹義)》의 경전관’, 한명숙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조교수의 ‘의적의 《무량수경술의기》와 경흥의 《무량수경연의술문찬》 찬술의 선후 문제에 대한 연구 (2) - 마츠바야시 히로유키 이후 선후설의 현황 및 새로운 근거의 제시’, 공일 스님(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박사)의 ‘정토의 사회윤리적 가능성에 대한 연구’ 등 논문이 함께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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