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인 불교경전이자 인문학으로 일컬어지는 경전이지만 막상 경전의 전체를 꿰뚫는 ‘공(空)사상’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실용해야 하는지, 그 내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역자는 《금강경》 총 32분을 읽어 나가는 과정이 본래면목, 즉 존재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공(空)’을 아는 것은 완전한 무(無)를 아는 것이 아니라 가아(假我)를 버리고 진아(眞我)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았다. 최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근본은 참나를 깨닫는 것이고, 그 길이 《금강경》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 길을 안내하기 위해 역자는 경문의 원문과 본래 뜻풀이[字解], 역자의 해설[講解]를 차례로 실어 경문을 반복해서 읽으며 자연스럽게 경문의 내용을 익히도록 했다. 여기에 《금강경》을 이해하는 데 가장 훌륭한 길잡이로 꼽히는, 규봉 종밀, 육조 혜능, 부대사, 야부 도천, 예장 종경 등 다섯 조사가 설한 《금강경》의 주석을 조선 초기 함허 득통 스님이 집대성한 《금강경오가해》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차용하였다.
경문과 역자의 해설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적절한 구절을 가려 뽑아놓아 《금강경오가해》를 따로 읽지 않아도 충분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편찬한 함허 득통 스님의 설의를 비롯해 불교와 유학의 경계를 오가는 대가들의 금구(金句)를 덧붙이고 관련 설화를 수록하였다.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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