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부처님의 고향인 네팔의 룸비니시와 협력해 거대한 불교복합센터를 스페인의 카세레스(Cáceres)시에 만들기 위한 계획이 가동되고 있다.

룸비니시는 1월초 스페인의 고도 카세레스와 자매결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카세레스를 룸비니처럼 부처님의 고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두 도시의 시장과 카세레스가 위치한 에스트레마두라(Extrmadura) 자치구역의 관광 문화장관이 함께 참석한 이 체결식이 이루어진 곳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왕비의 이름을 딴 마야데비 사원인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이어 1월 22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린 ‘2020년 마드리드 국제관광무역발람회’ 첫 날 카세레스에 세워질 불교복합센터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센터에는 룸비니 동산을 상징하는 정원들, 평화의 탑, 20여 명의 스님들이 거처할 사원, 도서관, 요가방, 서점과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며 또한 룸비니시가 기증하는 부처님의 유물들이 사원에 모셔지게 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센터의 중앙에 자리 잡게 될 부처님의 동상이다. 세계 평화에 대한 기념비가 될 부처님의 모습은 40m 높이의 거대 동상으로 구현되어 센터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계획의 목적은 전 세계에 부처님의 평화사상을 널리 전파하는 것입니다” - 만모한 차우드하리 (룸비니 산스키리틱 지자체장), 출처: TTG Asia 미디어

“불교복합단지는 아시아 여행객들이 카세레스와 스페인을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이 지역이 현재 아주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시장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도약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루이스 살라야 줄리안 (카세레스 시장), 출처: TTG Asia 미디어

카세레스시는 센터가 들어설 60~90만 평 규모의 부지를 제공하고, 룸비니동산재단(Rumbini Garden Foundation)이 약 2750만 달러에 이르는 제반 경비를 조달하게 된다. 재단은 세계 각지의 나라, 단체, 개인에게 받은 기부금으로 경비를 조달할 예정이며 금년 후반기에 센터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뜰 계획이다.

카세레스의 불교복합센터 계획을 추진하는 룸비니동산재단은 작년 5월 24일 마드리드에서 창설된 스페인 기관으로 다음과 같은 사명에 토대를 두고 있다.

-주민과 방문객들을 위한 문화적, 영적 교류의 도구로서 불교의 전형적인 평화, 형제애, 통합의 원칙과 가치를 장려하고 전파한다.

-스페인 불교복합단지의 창립을 촉진하고 합의된 틀과 실행 범위 안에서 조정 및 시행한다.

-불교복합단지의 원활한 활용을 위한 문화, 사회, 예술, 교육, 관광 및 사업 차원에서 협력 및 개발 프로그램을 홍보, 조정 및 촉진한다.

카세레스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로부터 약 300km 떨어져 있는, 에스트레마두라 자치구역 카세레스주의 주도(州都)이다. 인구는 약 10만 명 정도이고 기원전 25년 로마제국에 의해 도시로 개발되었으며 도시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3, 4세기에 로마에 의해 건설된 성벽의 일부와 중세기인 12, 13세기에 지어진 성벽들이 남아있다. 로마와 아랍인, 기독교인 지배 등 다양한 역사와 유적지로 인해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로 유럽평의회(the Council of Europe)가 수여하는 ‘기념비적 도시(Monumental City of Cáceres)’ 타이틀을 프라하와 탈린에 이어 세 번째로 받았으며 관광관련 조직이나 개인에게 주어지는 황금사과상(Pomme d 'Or)을 받는 등 관광과 문화에 관한 수많은 타이틀과 상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1951년 발견된 말트라비에소 동굴은 중기 구석기 시대의 인류 생활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로 71개의 인간 손 스텐실을 포함한 동굴벽화로 유명하다. 2018년에 실시된 우라늄-토륨 연대 측정에 의하면 말트라비에소 동굴의 손 스텐실은 64,000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것은 네안데르탈인들도 예술 창조적 활동을 했음을 보여주는 예시로 활용된다.

카세레스는 유명한 산티에고 순례길 일곱 개의 길 중에서 가장 긴 1000km 길이로 남쪽 세비야에서 출발하는 플라타길(Vía de la Plata) 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룸비니와의 자매결연, 불교복합단지의 건설로 현재 불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유럽에서 스페인이 불교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가능성과 함께 스페인을 찾는 아시아 여행객들의 발길을 모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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