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케이션북스|2만 5800원

불교포교를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말’이다. ‘이심전심’은 높은 단계에나 가능하지 현실의 우리는 말로 표현해야 한다.

불자와 스님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즉 불교커뮤니케이션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이 나왔다.

BBS불교방송 전 아나운서, 현재 스피치 강사인 이현정 씨<사진>가 금강경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부처님의 스피치를 분석해 펼쳐보였다.

그는 “나는 00사찰에 다니는 불자”라고 밝히는 것부터 불자의 스피치가 시작된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절 스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너무 좋았다.”고 솔직하게 아는 대로 말하라는 것이다.

스스로가 불자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에서 자신감을 갖고 불교의 이야기를 하라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주문인데 “이 조차도 불자들이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초·중·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기독교계 학교를 나온 이현정 씨는 특히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시절 불자라고 밝히면 친구들이 이상하게 보고 비웃음을 받았다. 어렸을 때는 ‘룸비니 학생회’를 다니며 불자임을 떳떳하게 말했고, 천주교학교인 고등학교에서는 반에서 유일하게 불자라고 손을 든 후, 수녀님이 ‘불교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며 존중해주는 분위기라서 그때까진 종교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대학 때부터 자신이 불자임을 숨기게 됐고 돌이켜보면 불교에 대해 몰라서 당당하지 못했음을 알게 됐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이어졌고, 금강경에 해답이 있을 거라 여기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불교 커뮤니케이션을 체계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금강경에서 답을 얻고 싶어 성급하게 덤비려던 마음을 다독이며, 천천히 수행삼아 읽다보니 드디어 보인 부처님의 스피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상대의 눈높이에 따라 설법한 스피치의 대가인 부처님, 하지만 불교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며 ‘말하는 것’을 경시하게 됐다는 게 이현정 씨의 설명이다.

“하지만 21세기 다종교시대를 맞아 포용하는 불교의 필요성이 더 커졌음에도 포교에 대한 적

 

극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어요. 불자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갖도록 포교 스피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책을 기획했습니다.”

또 스님들도 “수행 통해 실천적 가르침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논리적이고도 감성적인 설법으로 불자를 잘 이끌어야 한다”며 “말재주가 아니라 설법 스피치다”라고 강조했다.

일반인 강의를 10년 하면서 느낀 현장 경험을 이제 불교의 포교에 쏟고 싶다는 이현정 씨는 “불자들이 배우려는 욕구가 많아 귀만 열고 입은 닫지만, 이제 입도 반만 열자”고 주문한다.

그는 봉녕사, 동학사 강원과 불광사, 불교여성개발원, 포교디지털대학 등에서 스님과 불자를 대상으로 강의했으며 최근에는 승려인증교육, 전국비구니회 임원 대상 교육 등을 했다. 그 중 지난해 실시한 전국비구니회 교육은 호응이 좋아 다시 모집을 해 3월 말에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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