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 옮김|침묵의 향기|1만 6800원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성이 있었다. 그는 평생 영적 구도자로 살면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병으로 통증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순간순간 완전히 현존하며 삶을 긍정하고 있다는 확신”에 차있던 그는 자신이 실패자이자 엉터리 같다고 느꼈다.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됐다.

책에는 이 사례 뿐만 아니라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어린 자녀들 때문에 화산처럼 분노가 폭발하고 하는 아빠, 오랫동안 외도를 한 남편을 진심으로 용서할 수 없는 여성 등, 영적수행자이지만 삶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괴로움을 겪는 이들이 나온다.

책의 저자 제프 포스터는 이런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추구’의 메커니즘과 ‘자기 이미지’를 보호하려는 욕망이 작용하기 때문이며, 자신이 지금 이 순간의 경험과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참된 자기 자신은 지금 자기 안에 나타나는 모든 경험의 물결을 늘 조건없이 허용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 진실에 눈을 뜨면, 더는 미래의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게 되고, 현재의 경험과 전쟁을 벌이지 않게 되고, 자기의 이미지를 보호하려 애쓰지 않게 되며,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삶과 하나 되어 만족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구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다양한 함정과 오해들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기 때문에, 구도자의 필독서라 할 만하다.

제프 포스터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했으며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20대 중반에 궁극의 진실을 알기 위해 영적인 추구를 시작해 모든 것은 둘이 아님, ‘나’라는 것이 없음, 평범한 삶이 유일한 기적임, 지금 이 순간으로 충분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왓킨스에서 발표한 ‘2011년 세계의 영적 지도자 100인’에서 30세의 최연소 지도자로 선정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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