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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치료약은 없다
2019년 12월 19일 (목) 13:09:47 조호직 .

겨울이 시작되자 감기에 걸린 이들이 적지 않다. 모든 병의 시작이자 가장 흔한 감기에 대해 알아보자.

감기의 원인은 주로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이며, 기침, 콧물,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과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인다. 보통은 감기약을 며칠 먹고 땀을 빼고 푹 쉬면 낫는다. 그러나 잘 낫지 않으면 폐렴이나 기타 전신성 질환으로 바뀔 수 있으므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세상에 감기 치료약은 없다. 감기약은 있지만 치료약은 없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아프고 열나는 데 진통소염제, 가래 콧물에 항히스타민제나 진해거담제 등,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들을 감기약이라고 한다. 물론 한방에도 감기 치료약은 없다. 한약으로 몸의 상태를 좋게 해서 감기 바이러스를 잘 이겨내게끔 해줄 뿐이다.

감기는 흔한 질병이지만 바이러스 질환은 공포의 시작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공룡 멸종이나 지구 멸망의 주역이 바이러스일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도 있다. 바이러스 치료의 어려움은 그 다양함에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이 바이러스 투성이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에도 정말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공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는 약 안 먹고도, 쌍화탕 먹고 땀을 내고 푹 자면 나을 수 있는 병이다.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이 모순은 관점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원인균이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에 집중하면, 감기는 치료하기 어렵지만 감염된 몸에 집중하면 간단해진다. 즉 내 몸만 건강하면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몸이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다.

그럼 몸은 늘 바이러스를 죽이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과 아주 잘 협조한다. 개미와 진딧물, 악어와 악어새같이 서로 일정하게 평화를 유지하고 같이 살고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가 나 자신의 희생과 손해를 담보로 한 개념이 아니라 나와 남이 다르지 않으니 결국은 같다는 인식의 확장에서 일어나는 자연적 본능이고, 이 자비는 너무 당연한 본성이 되는 것이다. 남이 살아야 나도 살고, 같이 살아서 행복하다는 의식의 확장이다.

몸은 이미 그렇게 자비롭게 살고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없애고 격리해야 하는 절대 해로운 존재가 아니라 다만 해로운 상황이 있을 뿐이다. 그런 상황이 안 되도록 무리하지 않고 몸을 잘 사용하거나, 혹 걸린다 해도 몸의 생명조절 기능만 잘 유지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

감기는 못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서 괴롭히는 질환이 아니라, 몸이 외부와 교류하면서 생기는 당연한 충격이다. 그 충격이 무서워서 세상과 교류하지 않고 무조건 청결만 주장한다면 혹 감기는 안 걸린다 해도 온실의 화초나 마마보이처럼 된다. 온실이나 엄마가 사라지면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춥다고 집에만 있거나 감기 걸리는 걸 두려워하기보다 세상에 나서는 것이 더 튼튼하고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다. 감기에 걸리면 며칠 쉬면된다. 내 몸을 신뢰하고 당당하게 추위와 맞서자.

조호직 |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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