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도니거(W. Doniger·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비교라는 것이 일종의 메타포(metaphor)이며 우리 모두는 은유적으로 그리고 비교적으로 사고한다는 사실을 보다 이론적으로 입증하려고 노력하였다.1) 또한 비교를 서로 다른 세계를 번역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 파악하였다. 도니거는 비교를 위한 메타포를 달리 ‘번역’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즉 우리는 누군가에서 말할 때 늘 번역하고 있는 것이며, 게다가 외국어로 누군가에서 말할 때는 더욱 더 극적으로 번역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번역가가 알고 있듯이 우리는 실제 그대로를 번역할 순 없지만 여전히 번역한다.2) 비교에 도약이 요청되듯이 번역 역시 비슷한 믿음의 도약이 필요하다. 우리는 늘 세계들 사이를 유영하며, 우리의 삶을 이해하고, 방향지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비교의 책략은 바로 이러한 세계들 사이를 번역하는 책략3)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도니거는 1988년 발간된 『다른 사람들의 신화들』4)이라는 책에서 ‘사냥꾼과 성자’와 같은 메타포를 통해 서로 다른 민족의 신화들을 분석하려는 시도를 하였다. 그리고 1998년 비교신화학의 구체적 방법론을 피력한 『암시적 거미』5)에서는 현미경과 망원경의 메타포를 통해 보다 진척된 그녀의 비교 신화분석 방법론을 전개한다.       
도니거는 비교의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극단적 포스트모더니즘 주장자에 맞서 신화들을 비교할 수 있으며, 신화들은 정치적으로 억압하기보다 고무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며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신화들의 교차-문화적인 비교는 실제적으로 가능하고, 지적으로 그럴싸하며 정치적으로도 생산적6)이라는 것이다.
도니거가 비교를 기본적으로 메타포라고 주장한 것은 비교 연구가 서로 떨어져 있는 것 사이에서의 유사성을 찾아내는 작업이란 측면을 강조한 것이다. 역으로 이야기한다면 자신과 타자의 공통점을 찾아나간다는 점에서 메타포로서의 비교는 타자성을 포용하는 문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교는 특별한 작업이 아니라 우리가 항상 하고 있는 작업이며, 비교하는 작업은 우리의 일상적 이해 과정의 연장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도니거는 비교작업을 정직하고 세심하게 수행하기 위해 두 가지 초점을 제시한다. 첫째, 개인에 대한 강조로서 교차문화로의 외적 움직임과 개별적 저자의 내적 움직임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개인적 통찰에 대한 강조는 폴 리꾀르(Paul Ricoeur)가 ‘이차적 소박성’라고 부른 것들의 다양성으로 이끌어 준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융의 보편적 이론과 유사해 보이지만, 개별 저자들의 개별적인 순간들로부터 형성된 하나의 점묘화(pointillism)에 근거한다. 둘째, 실제 사람들에 대한 강조로서 이는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에서 생기는 교차-문화적 일치들의 근원을 초월적 행위자에 두는 문제를 아래로부터 위로의 방법을 통해 해소해 준다. 도니거가 정초하고자 한 교차-문화적 패러다임은 스펙트럼의 한 끝에 개인이 있고, 다른 끝에 인간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이것은 문제가 되고 있는 문화적 일반화를 무시하기보다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라는 것이다.7)    
일반적으로 보편주의 이론들은 위에서 아래로 구성되어 있다. 즉 희생, 지고 신, 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같은 넓은 개념들에 대한 어떤 연속성을 가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연속성들은 반드시(교차-문화적 연속성을 예기하는) 인지적, 문화적 요소들을 수반한다. 반대로 도니거가 옹호하는 방법은 아래에서 위로로 구성된 것이다. 이것은 아치모양의 인간의 보편성에 대한 연속성이 아니라, 비록 문화에 의한 매개를 전적으로 피할 수는 없지만 보편주의자들의 보다 넓은 개념적 범주보다는 최소한 덜 문화적으로 매개되어지는 몸, 성욕, 출산, 양육, 고통, 죽음 등에 대한 연속성을 가정한다.8)       
도니거는 비서구인들도 문화교차적 이해와 비교의 오래된 양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서구인들보다 다소 정교하지는 않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비교하고 있는 그 문화들도 역시 비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우리 연구의 대상이었던 그들 역시 주체라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가 보고 있는 텍스트에서 우리가 그것을 통해 보는 텍스트로 초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거울이 아니라 창문처럼 쌍방간 소통 가능한 관계를 자각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강은애 |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상임연구원, omukti@hanmail.net

 

1) Wendy Doniger, The Implied Spider,-Politics & Theology in Myth, Columbia University Press, 1998, p.3.
2) Ibid., p.4.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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