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양 원각사 소장 능엄경 권1~2. 사진 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0월 29일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권1~2’(이하 능엄경)과 ‘백자 청화매조죽문(白磁 靑畵梅鳥竹文) 항아리’, ‘지리전서동림조담(地理全書洞林照膽)’ 등 조선시대 전적 2점과 도자기 1점을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고양 원각사가 소장한 ‘능엄경’은 태조 이성계가 신총 스님에게 큰 글씨로 종이에 쓰게 한 뒤 태종 원년(1401)에 판각해 간행한 것이다.

15세기 말까지 사용된 반치음과 옛이응 등 묵서 기록이 남아 있는 점이나 간경도감에서 언해본을 간행하는 과정에서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교정 흔적이 남아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15세기 무렵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문 왼쪽에 일(一), 이(二) 등 한문을 풀어 읽을 수 있도록 구결을 문장 사이 달아 놓은 석독구결(釋讀口訣)이 남아있어 조선시대 구결 연구에도 중요 자료다.

문화재청은 “조선 초기 불경 간행 양상을 살펴볼 수 있고, 중세 국어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고 보물 지정 예고 이유를 밝혔다.

‘백자 청화매조죽문 항아리’는 15~16세기 조선시대 관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 항아리다. 뚜껑이 없는 점을 제외하면 국보 제170호 ‘백자 청화매조죽문 유개항아리’와 정제된 백자 바탕흙과 문양 장식 기량이 거의 비슷하다.

“원형이 잘 보존돼 있고 조선 고유 청화백자를 제작하기 시작한 시대적 변화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이다.

‘지리전사동림조담’은 조선시대 천문, 지리, 측우를 담당한 관상감(觀象監) 관원을 선발하는 음양과(陰陽科) 시험 과목 중 하나로 사용된 풍수지리서이다. 조선 건국 후 첫 금속활자인 계미자 중자(中字)로 인쇄돼 태종 연간(1400~1418)에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간행본이 거의 없는 희귀본이고, 조선시대 국가 차원에서 인정한 풍수지리서라는 점 등에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