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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단 개혁 요구에 무자비한 대응
호법부, 무더기 등원 통지서…도반HC,이도흠 대표 등 고소
2019년 10월 18일 (금) 16:38:47 서현욱 기자 mytrea70@gmail.com
   
▲ 불교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9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조계종 사업지주회사인 도반HC가 낸 입장문 내용을 “사실에 근거하지 안은 거짓”이라며,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불교닷컴>

조계종단이 불교개혁에 나선 출·재가자에게 고소와 호법부 조사 등으로 위협하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 해종행위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제민 스님, 이하 해종특위)가 지난해 조계종 적폐청산 운동에 나섰던 스님들 54명에 대한 징계 회부를 총무원 호법부에 요청한 데 이어, 조계종 사업지주회사 도반HC가 달력 판매와 관련 국가조보조금 횡령 의혹으로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불교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고발했다.

해종특위는 지난 9월 중앙종회 제216회 임시회에서 호법부에 적폐청산 운동 등에 참여한 스님들을 조사하고 징계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 이후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는 관련된 스님들에게 조사를 위한 등원통지서를 무더기로 발송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해종특위가 조사와 징계 절차 진행을 요구한 대상자는 54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종특위는 조사 대상자를 ‘해종행위 핵심 주동자’, ‘해종행위 주동자’, ‘해종행위 동조자’, ‘해종행위 단순 동조자’ 등 4가지로 분류했다. 특위가 해종행위자로 분류한 스님들은 2017년부터 진행된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을 위한 촛불법회’ 참석자, 설정 총무원장 퇴진 촛불법회 참석자, 총무원장 직선제 및 재정 투명화를 통한 승가복지 실현을 촉구하고, 사부대중이 종단 운영에 고루 참여하는 제도개편을 요구했던 8·26 전국 승려 결의대회 참석자 등이다.

해종특위가 종회에 낸 활동요약 보고서에 따르면 촛불법회 등에 참여한 월암, 인선, 강설, 원인, 부명, 효림, 도정, 허정 스님은 ‘해종행위 핵심 주동자’로 분류됐다. 자승적폐청산을 요구하고 불법 징계에 저항한 명진 스님과 대안 스님도 핵심주동자에 포함됐다. 또 핵심 주동자로는 종단 개혁을 요구하며 43일간 목숨 건 단식을 한 설조 스님과 용상·선광(니)·석안(니) 스님, 설정 총무원장의 숨겨놓은 자식 의혹 논란에 기자회견을 했던 도현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회의에 장소를 제공한 명연 스님(니), 2017년 10월 12일 총무원장 선거가 열리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항의하던 무선 스님, 원로의원 지성 스님 등 18명을 핵심주동자로 분류했다.

특위는 핵심주동자 외 ‘해종행위 주동자 5명’, ‘해종행위 동조자 7명’, ‘해종행위 단순 동조자 24명’이라면서도 명단은 발표하지 않았다. <불교닷컴>이 취재한 결과 핵심주동자 외에 전 교육원장 청화 스님을 비롯해 퇴휴·정산·일문·법안 스님 등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의 회원 스님 다수가 포함됐다. 또 각종 촛불법회에 참석한 비구·비구니 스님들이 포함됐다.

호법부는 특위가 조사와 징계 절차 착수를 요구한 스님들에게 무더기로 등원 통지서를 발송하고 있다.

허정 스님은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자승 스님과 설정 스님을 비판하고 81%의 대중이 원하는 직선제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징계한다는 것은 독재의 횡포이자 승가대중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도정 스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징계 조사를 하면서 구체적 내용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조사할 게 있으니 출두하라고 한다.”며 “조계종 호법부엔 인권 존중이 없다. 승려에게는 인권도 없는가 보다.”고 했다.

설조 스님의 뒤를 이어 13일간 단식했던 석안 스님도 <불교닷컴> 기고문을 통해 “나는 우리 종단이 불교의 생명력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 집단으로 거듭나기를 발원했을 뿐”이라며 “종단은 이제라도 애종을 해종으로 둔갑시키지 말고 출가자가 귀한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동자에 포함된 A 스님은 “호법부에서 등원통지서가 날아 왔다. 종단 개혁과 바른 불교를 염원한 종도들을 무더기로 징계하려는 현 종단의 모습에 우리 한국불교의 앞날이 암담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다.

B 스님은 “아직 등원통지서는 받지 못했다. 특위가 소명서를 제출하라고 해서 제출하긴 했는데, 중앙종회가 특위를 구성할 때부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등원통지서가 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조계종은 자승 전 총무원장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자 참회와 진상조사는커녕 불교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사회법으로 제소했다.

조계종 사업지주회사 도반HC는 달력 사업 국고보조금 횡령 등 의혹을 제기하며 자승 전 총무원장과 김용환 조계종출판사 전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손상훈 교단자정센터원장, 김영국 한국불자회의추진위 자승적폐청산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10월 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황철기 도반HC 전무와 윤찬목 상무 등은 8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심지어 고발인도 아닌 김영국 위원장까지 고소했다.

고소인들은 “이도흠 상임대표 등이 조계종출판사의 달력 제작과 관련, 허위 사실을 적시했으며, 이 내용을 검찰 고소와 언론에 유포함으로써 종단과 회사에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막대한 명예훼손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2013년 달력 제작과 관련 두 건의 계약서 및 배포 현황 자료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로 소위 불교시민단체라고 하는 이들의 주장이 왜 허위인지 상세히 밝혔다”며 “스스로 자신들의 검찰 고발 행위가 진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억측과 과도한 주장임을 깨닫고 참회와 자숙하기를 기대했다”고 했다.

도반HC는 2013년도 VIP달력 배포 내역, 제작 계약서 등 종단에서 확인·보관하고 있는 자료 등을 고소장에 첨부했다.

황 전무는 “더 이상 불교와 종단을 향한 ‘아님 말고 식’ 흠집 내기가 근절되길 바라면서 부득이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진실에 근거하지 않은 허위의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허위사실에 따른 무고와 명예훼손 등 결과가 얼마나 무거운 행위인지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계종의 이 같은 태도는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는 눈감은 채 마치 자승 전 원장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자승 전 원장이나 김용환 전 사장이 아닌 도반HC의 전무와 상무가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이 자승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도반HC가 스스로 나서 자승 전 원장 비호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영국 위원장은 “도반HC라는 회사가 고발을 했다고 들었는데, 고발을 계기로 ‘아님 말고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명확한 사실이 밝혀져, 더 이상 특정 인사 한두 명으로 인해 조계종단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 업무 제휴에 따라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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