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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계성리 사지에서 육각형 금당지 첫 확인
금강산 정양사 약사전과 유사…고려 석조화덕시설도 발굴
2019년 10월 08일 (화) 18:31:30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 화성 계성리 사지 중심 사역 발굴현장 모습. 중앙 위쪽에 육각형 금당지가 보인다. <사진=문화재청>

화천 계성리 사지에서 평면 육각형 금당지가 확인됐다. 육각형 금당지는 금강산 정양사 약사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남쪽 지역 절터에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재단법인 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 이하 연구원)이 발굴하고 있는 화천 (추정) 계성리 사지 유적 발굴조사에서 국내 처음으로 육각형 모양의 건물지를 확인했다”고 9월 30일 밝혔다.

연구원은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계성리 사지 유적 발굴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발굴조사 결과 중심 사역의 가람배치는 중문지, 석탑지, 동·서 석등지, 금당 추정 육각형 건물지가 남북 축선에 따라 위치한 1탑 1금당식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이 육각형 건물지를 금당지로 판단한 것은 건물지 중앙에 평면 육각형의 쪼갠 돌(할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쪼갠 돌 위에 불상 대좌(臺座)가 놓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육각형 금당지는 금강산 정양사 약사전과도 대비된다. “정양사 약사전에도 중앙에 석조 본존불이 배치돼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고려 전기 정치가이자 건축가인 최사위(崔士威)의 묘지명(墓誌銘)에 그가 계성사와 정양사 창건에 각각 관여한 행적이 기록돼 있는 것도 육각형 건물지를 금당지로 추정하는 근거다. 연구원은 “계성사와 정양사 두 사찰 모두 육각형을 모형으로 해 법당, 석탑, 석등이 축조돼 유사한 양상을 띄고 있다”며, “최사위가 거의 같은 설계구도 속에서 두 사찰 건축물 대부분을 조성했다”고 추정했다.

발굴조사 결과 육각형 금당지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정면 3칸, 옆면 3칸 규모의 평면 방형 건물로 재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 3호 건물지 석조 화덕시설. <사진=강원고고문화연구원>

한편, 연구원은 계성리 사지 3호 건물지 내에서 고사리 모양 무늬(궐수문)가 조각된 타원형 석조 화덕시설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석좌 화덕에 대해 “국내에서 확인된 고려시대 화덕시설 중 가장 화려하고 격조가 높다”며, “고려시대 차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특징적인 유구”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계성리 사지 발굴조사와 관련해 “계성리 사지는 금강산 정양사와 건축 구조물에서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금강산 관광 등 남북교류가 회복되면 남북이 두 사찰을 공동 연구할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계성리 사지는 고려 전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경영된 사찰로 알려져 있을 뿐 구체적인 역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1915년 한 농부가 밭을 갈다가 발견한 놋시루에 “숭정 7년(인조 12년, 1634)에 낭천군 계성사 승려 영준이 만들었다〔崇禎七年甲戌 正月十五日 僧英俊造成 浪川郡西面通星山啓星寺〕.”는 명문이 있었다는 《퇴경당전서》의 기록과 정조 23년(1799) 편찬된 《범우고》에 “계성사는 계성산에 있다. 지금은 폐사됐다〔啓星寺在啓星山 今廢〕.”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1634년부터 1799년 사이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의 사지 주변부 시굴조사 결과 부속 건물터가 다수 분포된 것으로 확인돼 계성사의 사세와 위상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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