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의운하|7000원

신라시대부터 이어온 사경(寫經). ‘신라 백지묵서(白紙墨書) 《대방광불화엄경》(국보196호)’에서 연기 법사는 발원문을 통해 단순히 경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지극한 신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사경지에는 사경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와 사경하는 의식, 사경의 공덕 등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화엄경》, 《묘법연화경》, 《금강경》, 《아미타경》 등 수많은 경전이 사경 되었을 뿐더러 금과 은으로 사경하고 변상도를 그리는 등 화려하고 예술성 높은 사경작품이 적지 않았다. 내용에 있어서도 개인 발원이나 나라와 국왕을 위한 사경 등 범위가 다양했다.

그런데 지금 한국불교의 사경수행은, 백중 등 특정한 날 일회성 사경지를 인쇄해 나눠주는 정도다.

고려대장경 사경 시리즈는 현존하는 《초조대장경》 목판 인경본을 복원해, 천 년 전 선조들의 글자를 느끼며 베껴 쓰도록 했다.

사경집 첫 장의 ‘일러두기’에는 △새벽, 낮, 자기 전 등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매일 빼먹지 말고, 장소는 일정한 곳을 정하는 것이 좋다 △붓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어렵기 때문에 붓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경전 내용을 읽어보고 몸과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킨 후 사경한다 △사경을 마친 책은 청정한 곳에 보관한다 등의 주의사항과 함께 △지속하면 공덕을 체험할 수 있으며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지혜가 일어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