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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 공부에서 위안 찾는 중국의 전문직
2019년 09월 11일 (수) 10:34:40 하여 영어번역 자유기고가

죽의 장막으로 차단되어 빈곤한 농업 국가에 머물렀던 중국은 자본주의의 시장 경제 도입 후 30여년이 지난 현재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성공에 대한 욕망이 크고 소비지향적인 도시의 중산층은 현재 약 4억 명에 달한다. 물론 이런 급격한 성장의 배경에는 밤낮 없는 노동으로 산업 활동을 수행한 노동자들의 노력이 있다. 그들의 삶은 혁신과 경쟁이라는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노동자들은 보다 더 가열찬 노력을 요구받고 더 극심한 경쟁체제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신기술을 선도하는 업계의 지도자들은 근로시간을 늘려 생산량을 늘려야 중국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강변한다.

항저우에 기반을 둔 인터넷 몰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윤은 '996'으로 표현되는 중국인들의 근무방식 즉,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을 일하는 노동자들은 근면의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설득한다. 알리바바의 라이벌인 ‘JD.com’의 사장 리처드 리우는 '996'은 게으름뱅이를 위한 것이라며 자신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8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그리고 다시 일요일에 8시간 일한다는 '8116+8'을 강조했다.

이런 사회적 압박으로 새롭게 나타난 움직임이 중국 전자산업의 중심지 항저우에서 조용히 일고 있는 산스크리트 공부 열풍이다. 이 배움의 중심지는 천년 고찰 영은사(靈隐寺, Lingyin Temple)이다.

“호기심도 생기고 또 시간도 유용하게 쓸 겸 이곳에 오기 시작했습니다. 항조우는 정신없이 바쁜 도시이지만 이곳은 고요합니다. 여기 와서 공부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심장의 고동도 느려집니다.” - 장 웨이후 (회사원)

   
▲ 영은사불교대학

“많은 사람들이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해 이곳에 옵니다. 첨단 기술 중독 현상을 보이거나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거나 삶에 낙담한 사람들입니다. 매일 매일의 엄청난 압박감 때문에 그들은 잠시라도 이곳에 와서 우리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다 불자는 아닙니다.” - 영은사 부주지 전행 스님

항저우 울린산의 서호(西湖) 동북쪽에 자리 잡고 있는 영은사는 선종 사찰로 중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주요 사찰 중의 하나이다. 326년 창건되어 전성기에는 3,000명 넘는 스님들이 수행했고 72개의 법당, 18개의 누각, 그리고 스님들을 위한 1,300개의 방을 갖추고 있었다. 사찰은 여러 번 중창되었으며 문화혁명 기간에 훼손되기는 했으나 당시 주은래 수상의 은밀한 보호로 전체 건물이 파괴되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현존하는 건물들은 청 왕조(1644–1911) 말기에 복원된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사찰의 하나이며 매일 수천 명의 방문자와 순례자들이 이 절을 찾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진핑의 공산당이 종교 활동에 대한 규제와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중에도 영은사는 여전히 국가의 허가 아래 승려 교육, 불교관련 연구 및 수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생활 도움 안 되지만 머리 식히며 현실 잊는 용도

시진핑이 제1인자가 된 이래 지난 6년 동안 종교단체에 대한 탄압이 지속되었다. 문 닫는 교회가 계속 늘어났고 사찰은 국기를 게양해야 했으며 모스크는 철거되거나 혹은 위구르, 신장에 대한 탄압의 일환으로 감시를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공산당이 영은사의 산스크리트 수업을 허가한 데에는 몇몇 중국 단어들이 산스크리트와 관련 있다는 인식 때문이며 따라서 이 수업이 전통문화를 증진시키려는 시진핑의 정책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그들이 외교 용어로 즐겨 쓰는 ‘망상(妄想)’이 불교 경전에 쓰인 산스크리트 ‘vikalpa’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항저우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성공에 필요조건도 아니고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지도 않는 인도 고대 언어 산스크리트 공부에 시간을 쓰는 것은 마치 미국 실리콘 밸리의 전자업계 전문종사자들이 여가시간에 이제는 학자들 사이에서만 연구 목적으로 공부하는 라틴어를 배우는 것과 흡사하다. 현대 서구인들에게 라틴어는 아무 쓸모없는, 그저 어렵기만 한 옛날 말에 불과하듯 항조우의 학습자들에게도 산스크리트는 절대 쉬운 언어도, 이익을 창출해주는 수단도 아니다. 게다가 산스크리트 문법은 중국어와 달리 무척 까다롭다. 그런데도 그들은 왜 이렇게 쓸 데 없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일까.

“정말 배우기 힘들어요. 근데 오히려 그래서 더 재미있어요.” - 조우 메이잉, 산스크리트를 3년째 배우고 있는 40대의 전기 엔지니어

“사람들은 다 취미가 달라요. 야구를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기도 하고 팝스타들을 쫓아다니기도 하죠. 저는 언어를 배우는 게 취미인데 왜냐면 언어를 통해 다른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 토마스 쉔, 25살의 법률 사무원

“가끔 우리는 내면의 욕구에 의해 뭔가를 할 필요가 있지요. 저희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한 세대이며, IT에 능통하고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음)는 음식이나 돈 보다는 영적 영양분이 더 필요하답니다.” - 제니 리, 산스크리트 공부를 시작한지 1년 된 무역회사원

그런데 실리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산스크리트가 빛을 발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한다. 몇몇 참가자들이 인도를 여행하다가 극도의 더위에 갈증을 참다못해 경찰서에 들어가 산스크리트로 물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는 마치 현대의 런던 거리에서 셰익스피어 시대의 언어로 말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결과는, 그들이 무사히 물을 얻었다. 산스크리트가 현실에서 쓸모가 있었다.

***이 글은 위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In a workaholic China, the stressed-out find a refuge with monks and Sanskrit, By Anna Fifield 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인용 및 사진도 같은 기사에서 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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