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란꽃을 든 아미타불이 등장하는 독특한 도상의 '공주 마곡사 괘불'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 이하 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에서 깨달음에 정진했던 수행자들이 이야기를 담은 전시를 선보인다.

중앙박물관은 6일부터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의 전시품을 교체해 “깨달음을 향한 여정”이라는 주제로 불교회화와 조각, 사경 등을 전시한다.

이 중 〈공주 마곡사 괘불〉은 주로 석가모니불이 연꽃을 들어 가르침을 전한 것과 달리, 모란꽃을 든 아미타불이 등장하여 귀한 가르침을 듣기 위해 사천왕을 비롯해 제자, 보살, 천자와 무리가 모여있는 도상으로 독특하다.

석가모니불의 설법에 담겨 있는 심오한 가르침을 정성스레 옮겨 적고, 그 내용을 그림으로 요약해서 표현한 〈법화경 변상도〉는 설법 모습 뿐 아니라 여성의 성불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1750년(영조 26) 그려진 〈불법을 수호하는 수호신들〉은 불교의 두 번째 도리천을 관장하는 제석천과 호법신인 천룡팔부중이 등장해 인도의 고대 신이 우리에게로 와서 신앙된 모습을 보여준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부처가 열반에 든 뒤 미륵불이 나타날 때까지 이 세상에 머물며 불법을 수호하도록 위임받은 나한에 대한 작품도 전시된다.

19세기 후반 보암당 긍법 스님이 그린 〈십육나한〉은 나무와 바위, 폭포로 이루어진 산수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나한들과 그를 따르는 무리가 나온다.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굽이치는 파도 위에 앉아 있는 등 나한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3점의 작은 〈나한도〉, 〈호랑이를 쓰다듬는 나한〉처럼 귀엽고 친근함이 느껴지는 나한상도 전시된다.

이밖에도 중생 구원을 위해 또 다른 깨달음의 길을 걷는 보살을 그린 〈지옥의 중생을 구원하는 지장보살과 시왕〉, 중국에 선종의 가르침을 전한 〈달마대사 진영〉, 인도 승려로서 원나라를 거쳐 고려에 가르침을 전한 〈지공화상指空和尙 진영〉, 지공의 선법(禪法)을 이어받은 〈무학대사 진영〉 등 관련된 21점이 전시된다.

또한 목조조각으로 남아 있는 〈신중상(神衆像)〉을 컴퓨터 단층촬영(CT)한 결과, 머리 부분에서 종이로 추정되는 복장물(腹藏物)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시에서 CT 사진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신중상〉의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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