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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전(佛敎大典)'에 드러난 만해 사상
2019년 07월 03일 (수) 10:28:18 한국불교선리연구원 .
   

《불교대전(佛敎大典)》(1914)은 한용운 불교사상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불교대전》을 독해하는 하나의 쟁점으로 《조선불교유신론》과 얼마나 유기적 관련성을 지니는지 그리고 《불교대전》이 일반적 경전과 달리 근대불교라는 시대적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불교대전》의 집필 배경으로써 《조선불교유신론》과의 상관성 및 《불교대전》 편찬에 드러난 근대 인식에 대한 검토는 한용운 사상을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 생각된다.

한용운이 백담사에서 정식으로 출가한 해인 1905년(27세), 일본에서는 영국 유학을 다녀온 일본 정토진종 동본원사파의 난조분유(南條文雄, 1849-1927)의 주도하에 마에다 에운(前田慧雲)과 함께 편찬한 《불교성전(佛敎聖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일본 사회에 급속히 보급되고 있었다. 1908년 약 6개월간 일본을 돌아볼 기회를 가진 한용운은 이때 《불교성전》을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짧은 기간이지만 일본의 개화된 실상을 직접 목격한 만해는 《조선불교유신론》으로 개혁의 의지를 다지고, 《불교성전》(1905)에 자극 받아 《불교대전》의 편찬에 박차를 가하였다. 하지만 그 구성 체계의 독창성이나 풍부한 경전의 인용 등을 감안해 본다면 《불교대전》은 《불교성전》을 훨씬 능가하는 한용운의 독특한 사상이 고스란히 반영된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총 9품으로 구성된 《불교대전》의 제6 자치품이나 제7 대치품에는 다분히 유교적 세계관과 서구 근대사상의 요소들이 스며있음을 알 수 있다. 만해가 역점을 두고, 공을 들인 이 두 품은 양적으로도 그 중요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치품과 대치품의 세밀한 분석은 한용운 사상의 특성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리가 생각된다. 나아가 《불교대전》의 전체적인 체계나 구성 방식은 한용운이 지향하고, 구상한 바가 무엇인지 가늠케 하는 중요한 지침이라 할 수 있다.

《불교대전》 역시 시대의 산물이므로, 어떠한 상황과 시대정신이 만해로 하여금 이 같은 작업을 착수하게 하였는지 그 배경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일제 강점기 식민지 지식인이 전통과 근대를 어떻게 극복하고 수용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사례이자, 한용운의 사상이 한국 불교사상 뿐만 아니라 한국 사상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의의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용운은 백담사로 출가하고도 당시 세계정세와 나라 안팎의 격변하는 시대 흐름에 민감하여, 산중에서 조용히 수행에만 정진할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톡, 일본, 만주 등 바깥세상으로 탐방하는 외유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불교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며, 시중(市中)의 문제들을 풀어나가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조선불교유신론》과 《불교대전》은 바로 만해가 직면한 시대상황을 불교적 방식으로 모색한 근대 불교의 산물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불교대전》은 만해의 교상판석서(敎相判釋書)이자 《조선불교유신론》의 개혁적 이상이 집약된 사상서로서 만해 사상의 다양한 지형을 이해하는데 빠뜨릴 수 없는 통과 의례적 텍스트라 할 수 있다.

《조선불교유신론》이 승가의 개혁론이었다면, 《불교대전》은 재가신도를 위한 불교교리 및 불교사상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불교대전》의 편찬을 계획한 한용운은 1912년부터 경남 양산 통도사에 비치된 방대한 양의 《고려대장경》 1,511부 6,802권을 낱낱이 열람하기 시작하여, 2년 후인 1914년 범어사에서 간행하였다.

《불교대전》은 만해 한용운의 신념인 ‘대중불교’의 실현을 위한 초석을 놓은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즉 고려대장경과 범어, 팔리어 경전 등 400여개가 넘는 경전에서 총 1741(1,742)개에 달하는 인용구를 가려 뽑아 만든 것으로 한국불교의 기념비적인 일로서 불교의 골수를 일반 대중에게 전하고자 한 한용운의 대승적 보살정신에서 연유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만해는 탈세속적 구도의 초역사적 일탈을 부인하고, 끝임 없이 변화하는 역사의 현장 가운데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 나가고자 하였다. 어릴 적 가슴 속 깊이 품었던 의인 걸사를 추구하던 지사적 정신은 대승 보살의 원력으로 승화되고, 일체중생개유불성(一切衆生皆有佛性)의 불성론(佛性論)은 자유 평등의 근대적 사상 체계의 안에 자리매김하였다. 《불교대전》은 이러한 일련의 만해 사상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