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조본 아비담비바사론 권11‧ 17, 고려 12세기, 28.9×47.8, 국보268호<사진=호림박물관>

호림박물관은 호림 윤장섭 선생(1922~2016)이 기증한 유물과 기금을 바탕으로 1982년 강남구 대치동에 개관했고 1999년에 관악구 신림동에 신축 재개관했다. 호림박물은 2009년 ‘도심 속 열린 문화공간’을 표방하며 강남구 신사동에 신사분관을 개관해 10주년을 맞았다.

초조대장경은 중국 북송의 관판대장경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간행한 한역 대장경이다. 고려에 송나라 대장경이 전래된 후 거란의 침략이 시작되자 1011년 현종이 발원해 대장경판을 새기기 시작했고 거란족이 물러갔다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의 기록이 있다.

호림박물관은 국내에서 초조대장경을 가장 많이 소장한 박물관으로 현존하는 초조대장경의 3분의 1 정도인 100여 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11년에는 초조대장경 판각 천 년을 기념하는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 특별전을 연 바 있다.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은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10년의 기록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이달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신사분관에서 진행된 36회의 크고 작은 전시 중 13개 중요 전시의 작품들을 다시 소환하여 만날 수 있다.

2009년 개관기념 특별전 〈고려청자〉전을 비롯해 〈금과 은〉(2010년), 〈하늘을 땅으로 부른 그릇, 분청사기제기〉(2010년), 〈천년의 기다림, 초조대장경〉(2011년), 〈토기〉(2012년), 〈호림 문화재의 숲을 거닐다〉(2012년), 〈민화: 상상의 나라 - 민화 여행〉(2013년), 〈백자호Ⅰ - 너그러운 형태에 담긴 하얀 빛깔〉(2014년), 〈백자호Ⅱ - 순백에 선을 더하다〉(2014년), 〈조선의 나전 - 오색찬란〉(2015년), 〈근대회화의 거장들〉((2016년), 〈철, 검은 꽃으로 피어나다〉(2017년), 〈일본회화의 거장들〉(2018년) 등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2층과 3층에서 국보 제211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국보 제268호 '초조본 아비담비파사론 권11·17'과 '수월관음도',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34' 등 국보 2건과 보물 7건이 포함된 도자기와 금관, 회화 등 문화재 95건을 선보인다.

10주년 기획전시와 별개로, 4층 제1전시실에서는 국보 3건, 보물 13건의 국가지정문화재가 포함된 ‘명품도자전’을 진행한다.

19일 기자간담회를 연 호림박물관의 유진현 학예연구실 팀장은 “지난 10년 간 많은 전시가 있었는데 그 중 청자, 백자, 민화 세 가지가 가장 호응이 좋았다”며 “초조대장경 판각 천 년을 기념한 전시는 내용이 어려워서 그런지 생각처럼 호응이 없어 아쉽기도 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장품인 전통문화재를 기본으로 하고 현대작품을 섭외해 콜라보하는 기획전시를 구상 중”이라며 “관람객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주제를 모색하겠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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