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청룡사 대웅전 해체 수리 과정에서 발견된 목제 곡자와 곡자 세부 모습(오른쪽).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824호 안청 청룡사 대웅전 해체 보수 과정에서 150여 년 전 목재 곡자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안성시가 시행하고 있는 ‘안성 청룡사 대웅전 해체 보수 공사 도중 긴 쪽 길이 43cm, 짧은 쪽 길이 31.3cm, 두께 2cm 크기의 목재 곡자 한 점을 수습했다”고 6월 5일 밝혔다. 발견된 곡자는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보존 처리한 후 파주시에 있는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로 이관했다. 목자는 대웅전 보수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곳 항온항습실에 보관될 예정이다.

곡자는 목재나 석재 길이를 측정하거나, 집 전체 크기와 비례, 나무와 돌을 깎거나 다듬을 때 필요한 기준선을 잡을 때 사용하는 ‘ㄱ’ 모양의 자다.

문화재청은 대웅전 상량문 기록 등으로 미루어 이번에 발견된 곡자가 철종 14년(1863) 대웅전 수리 당시 기둥 해체 보수 작업 때 넣은 것으로 추정했다.

곡자는 대웅전 뒤쪽 기둥 아랫부분과 초석 사이에서 발견됐다. 곡자 주변에서 습기를 조절하는 건초류와 고운 황토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옛 목수가 후대 사람이 건물을 지을 때 사용된 치수 단위를 알 수 있도록 넣은 것으로 보인다.

곡자에는 짧은 쪽 변을 10치로 나누어 한 치씩 1부터 10까지 한자로 표기돼 있다. 특히 1에서 3까지는 한 치를 다시 10등분해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의 기본이 되는 길이 단위인 용척을 분석한 결과 한 자는 313㎜ 내외로, 대웅전에 사용한 용척과 정확히 일치했다.

문화재청은 “313mm 용척은 세종대 도량형을 통일하면서 도입한 영조척(건축물이나 조영물을 만드는데 사용한 길이 기준)과 거의 유사하다”며, “이번에 발견된 곡자는 당대 건물을 짓거나 수리할 때 사용한 척도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곡자를 정밀실측, 수종 분석, 엑스레이(X-ray) 촬영, CT(컴퓨터단층) 촬영하고, 유사 용척 조사, 대웅전 수리 이력 분석 등을 진행해 전통건축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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