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 영상은 내 생각과 드러난 현상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상대는 말과 글, 영상으로 내 생각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 그리고 그 이면을 파악한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생각과 현상을 누구나 쉽게 알릴 수 있게 됐다. 말과 글,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사회연결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가 그 기폭제다. 내 말과 글, 영상은 실시간으로 전 세계인에게 전파되고, 삽시간에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진 만큼 생각과 언행은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말과 글은 거칠지 않아야 하며, 내용은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거칠거나 사실과 다른 말·글은 오해와 억측을 불러일으키고, 다툼과 갈등을 유발한다.

요즘 진실에 근거하지 않은 말이 정쟁의 대상이 되고, 이런 말에 근거한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재단을 향한 개인의 주장이나 언론 기사에도 사실과 다르거나 확인되지 않는 악의적인 내용이 상당수 있다.

오계 중 네 번째는 불망어계(不妄語戒)이다. 진실하지 않고 허망한 말을 하지 말라는 계다.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거짓말이나 화려하게 꾸미는 아첨〔綺語〕, 두 가지 말로 서로를 다투게 하는 이간질〔兩舌〕, 남을 욕하고 저주하는 악담〔惡口〕 등이 불망어계에서 경계하는 말의 유형이다. 이 유형은 진실하지 않고, 갈등을 유발하며, 남을 비방하고,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한다는 점에서 가짜뉴스의 특징과 다르지 않다.

“입은 날카로운 도끼와 같아서 그 몸을 스스로 깨나니, 악한 말 때문에 사나운 마음을 일으켜 온갖 죄를 늘임으로써, 모든 재앙을 낳는다.”는 《제법집요경》의 말씀처럼 나쁜 말은 남보다는 자신을 더 파괴한다. 가짜뉴스도 다를 리 없다.

“모든 등불 가운데 진실한 말의 등불이 제일”(《정법념처경》 <십선업도품>)이라 했다. 말을 업으로 삼는 이들은 나도 남도 고통 받지 않는 말, 도리에 맞는 말, 애정이 담긴 말, 진실한 말을 지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법진 스님 | 본지 발행인·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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