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복사지 발굴조사지역 근경. <사진=문화재청>

경주 황복사지에서 금당지와 쌍탑지, 중문지, 회랑지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확인됐다.

2016년부터 경주 낭산 일원을 발굴조사하고 있는 재단법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황복사지에서 통일신라 이전에 조성된 금당지와 동·서목탑지, 중문지, 회랑지 등으로 추정되는 건물지를 확인했다”고 5월 15일 밝혔다.

연구원은 또 “황복사지 삼층석탑과 함께 조성된 대석단 기단,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와 회랑지도 확인했으며, 금동불입상과 금동판불, 비석 조각, 치미, 녹유전 등 유물 700여 점을 발굴했다”고 덧붙였다.

발굴조사 결과 금당과 동·서 삼층석탑, 중문으로 이어지는 쌍탑일금당식 건물지는 남북 일직선 상에 배치됐다.

금당지는 정면 7칸, 옆면 4칸 규모로, 길이가 동서 28m, 남북 16m에 이른다.

탑지는 동·서 일직선상에 6×6m 규모로 2기가 확인됐다. 연구원은 너비 1.5m의 띠 모양으로 길게 이어진 기초(줄기초) 위에 원형 적심과 초석을 올린 것이나 평면 배치로 미루어 목탑지로 추정했다. 다만 규모가 작고 주변에 비각이 있는 점, 중문지가 가까운 점으로 미루어 종묘 기능을 수행한 왕실사원이었던 황복사의 성격상 제단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 황복사지 출토 금동불입상. <사진=문화재청>
중문지는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로, 6세기 후반 처음 축조된 이후 중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석단 기단은 종묘 기능을 한 건물지로 판단된다. 1호 대석단 위에 삼층석탑이 있고, 2호 대석단 대회랑 내부에 비각만 있는 것으로 미루어 종묘 기능을 담당한 특수 시설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대석단 기단은 동·서 방향으로 배치됐는데, 황복사지 삼층석탑과 함께 조성된 1호 대석단은 남북으로 30m 가량만 남아있으며, 회랑을 돌린 2호 대석단은 남북 57.5m, 동서 20m 규모이다.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에는 2017년 2차 발굴조사 때 동쪽에서 묘(卯, 토끼), 사(巳, 뱀), 오(午, 말), 미(未, 양) 등 4구의 십이지신상이 확인된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북쪽에서 축(丑, 소), 자(子, 쥐), 해(亥, 돼지), 술(戌, 개) 4구의 십이지신상이 확인됐다.

연구원은 2016년 1차 발굴조사에서 제34대 효성왕(737~742)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완성 왕릉, 건물지, 남북도로 등을 확인했다. 또 2017년 2차 발굴조사에서는 신라 왕실사원임을 추정할 수 있는 통일신라시대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 대석단 기단 건물지와 부속 건물지, 회랑, 담장, 배수로, 도로, 연못 등 대규모의 유구와 금동불상 7점 등 10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황복사(皇福寺)는 진덕왕 8년(654) 의상 스님이 29세의 나이로 출가한 사찰이다. 1942년 삼층석탑을 해체 수리할 때 발견된 사리함(舍利函)에 ‘종묘성령선원가람(宗廟聖靈禪院伽藍)’이란 명문이 있어 종묘 기능을 수행한 왕실사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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