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응 스님이 동국대학교에 기증한 《제경행상》 상·하권 한 질.

독립운동을 했던 무불 스님(1907~1984)이 경전공부를 하면서 남긴 서적이 동국대에 기증된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은 《제경행상》 상·하권 한 질을 동국대 불교학술원에 기증한다고 30일 알렸다.

책은 무불 남성관 스님이 경전을 공부하면서 남긴 필사본이다. 《제경행상》 상권은 《능엄경》과 《금강경》, 《기신론》 대의와 구성, 그 속에 담긴 여러 행상과 다양한 학설, 과도와 법수를 203장 분량으로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제경행상》 하권은 《원각경》과 《화엄경》 분석과 이들 경전 속 불교 용어 설명, 법수, 다양한 학설들을 233장에 걸쳐 설명했다.

전통강원에서는 이력과목을 학습하면서 남긴 주석서가 전한다. 이를 ‘사기(私記)’라고 한다. 《제경행상》도 사기의 일종이다. 현재 전해지는 《제경행상》은 통도사 강원에서 필사본으로 전해오던 것을 1964년 유인본으로 펴낸 것이 있다. 법응 스님이 기증한 《제경행상》이 더 상세하다.

법응 스님이 기증한 《제경행상》은 ‘불기 2963년(소화12년 8월 7일 /정축년 7월 2일)오후 1시 필종’이라 하여 1937년 필사를 끝냈다. 책은 ‘강원도 철원군 신서면 월산리 보개산 심원사 화산경원(華山經院)’이라 해 현재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이 복원 불사 중인 원심원사에 해방 전 운영한 ‘화산경원’에서 쓰였다.

책에는 ‘조실 김설하(金雪河) 대화상’. ‘입승 안흥덕(安興德)’(전 태고종 종정 ‘덕암 스님’), 그리고 저자인 대교과 ‘남성관(南性觀)’ 등 당시 심원사 화산경원 대중 등 18명의 명단이 담겨있다.

조실 설하 스님은 당시 대강백이다. 입승 안흥덕은 덕암 스님으로 태고종 종정을 역임한 근세 고승이다. 저자인 무불 스님의 본래 법명은 성관이고, 무불은 법호이며 본사는 동학사이다. 성은 남(南)씨로 따라서 성과 법호를 함께 사용하면 ‘나무불(南無佛)’이 되므로,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무불은 금강산에서 대륜 스님을 법사로 모시고 정진할 때 받은 법호이다. 무불 스님은 독립운동도 했던 승려이다.

법응 스님의 《제경행상》은 복원불사 중인 심원사의 해방 전 대중 현황 등 운영 형태와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찰에서 강원을 운영하면서 정진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이다.

법응 스님은 “화산경원은 조계종의 월하 스님 등 근현대 고승들이 수행한 도량이며 강원에 대한 불교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판단으로 널리 알려서 연구에 도움이 되고자 기증키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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