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파당 대사 진영’ 복원 후 모습. 조선 19세기, 151.2x90.5cm, 비단에 색, 리트베르크박물관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스위스의 한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조선시대 영탱 한 점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에서 보존 처리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보존처리 사업’의 일환으로 스위스 리트베르크박물관(관장 알버트 루츠, Albert Lutz)이 소장한 ‘추파당(秋波堂) 대사 진영’을 보존처리했다고 4월 15일 밝혔다. 진영은 칸 트린(Khanh Trinh) 리트베르크박물관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에게 전달됐으며, 4월 16일 스위스로 이관됐다.

‘추파당 대사 진영’은 리트베르크박물관이 소장한 유일한 한국불화이다. 리트베르크박물관은 상설전시실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에 활용하려고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처리를 요청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7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2년 동안 진영을 보존처리했다.

보존처리 전 진영은 물 얼룩이 화면 전체에 번졌고, 표면에 흰 곰팡이가 생길 정도로 손상이 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곰팡이와 얼룩을 제거하고 결손 부분을 비슷한 조직의 비단으로 보강했다. 또 편화로 장황한 진영을 전시하기 쉽도록 족자로 바꾸고, 족자 회장(回裝)을 채색해 전통불화 형식으로 복원했다.

진영은 19세기 작품으로, 바닥에 둥근 자리를 깔고 앉은 평좌상 형식이다. 검은 장삼에 붉은 가사를 입고 손에는 염주와 주장자를 든 모습으로 추파당을 표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런 형식의 진영은 현존하는 예가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진영은 안동 광흥사에 소장된 ‘성주당 연축 선사 진영’과 구도, 배치, 염주와 주장자를 든 손의 형태, 장삼을 묶은 매듭이나 붉은 가사를 묶은 매듭의 표현, 장삼 하단부 옷주름의 표현 등이 일치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시대 승려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세거하면서 문도를 이루었다”며, “추파당과 성주당, 두 승려 사이에 계보 상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리트베르크박물관은 1949년 설립된 박물관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비유럽 지역 예술품을 위주로 4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중 한국미술품은 청동 3점, 도자기 6점, 불화 1점 등 총 1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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