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작가 정찬주의 《소설 김지장》은 몇 해 전 발간된 《다불》을 재발간한 것이다. 작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첨삭하고 틀린 문장을 바로잡던 중 뜻밖에도 제목까지 고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정찬주는 해박한 불교지식과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로 손꼽힌다. 《소설 김지장》는 그의 상상력이 빚어낸 김지장 스님의 일대기이다. 우리에게 신라왕자 출신으로 중국에가 김교각 스님으로 이름 난 김지장 스님의 구도일대기이다.

지장보살이 되겠다고 구화산에 들어가 용맹정진한 김지장 스님은 자신의 서원대로 지금까지 중국 사람들로부터 지장보살로 추앙받고 있다. 김지장 스님이 머물던 구화산은 중국불교 4대 명산 중 하나가 되어, 요즘도 스님을 지장왕보살의 화신으로 여기는 수십만 참배객들의 성지순례코스가 되고 있다.

마침 동국대학교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경주캠퍼스 100주년 기념관에서 ‘김교각 지장보살상 봉안 법요식’이 열린 것이다. 이 행사가 뜻깊은 이유는 다음과 같은 예언 EOans이란다.

“1천년 하고도 200년, 1,200년 후가 되겠지. 그때 고국의 사람들이 나를 부를 것이야.”

김지장 스님이 입적하기 전 제자에게 남긴 유언이다. 스님이 입적한 794년부터 1,200여년이 흐른 지금 중국에서 만들어진 김지장 보살상이 신라 천년의 수도 서라벌, 곧 김지장 스님의 고향이기도 한 경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정찬주는 “어느 해 김지장 스님의 등신불이 안치된 육신보전을 참배하면서 스님의 일대기를 다뤄 보고 싶다는 창작욕구가 강렬하게 솟구쳐 이 소설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김지장 스님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순례하는 마음으로 찾아 다녔다. 작가는 소설에 실증적 사실을 덧붙이고 흥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작가는 후기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이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무엇보다 진리를 찾고자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은 스님의 치열한 열정과 자애가 넘쳐나는 스님의 인간적인 심성을 그리고저 노력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 가더라도 인간이 끝내 추구해야 할 덕목이 있다면 바로 이상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자비심 같은 것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소설이 종교적인 맹신의 담장에 갇히는 것을 반대하며,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일깨우는 이야기이기를 원하고 있다. 바라건대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인간 지장 스님의 진면목이 전해져 오늘을 살아가는 데 깨달음을 주는 거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찬주/한걸음 더/10,000원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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