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순 옮김 |불광출판사 |2만 5000원

겐신(942~1017)은 일본의 승려로 천태정토교의 대표적 사상가다. 겐신의 천태정토교 이론과 실천을 핵심적으로 체계화한 저술이 《왕생요집》이다.

겐신이 《왕생요집》을 저술하자 헤이안 말기 귀족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승려 25인이 근본결중이 되어 결성한 ‘염불결사인 25삼매회’도 《왕생요집》을 실천의 소의경전으로 삼았다. 또한 가마쿠라 시대 정토교의 대성자인 호넨과 그의 계승자인 신란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순수한 창작이라기보다 불교 경전과 중국, 한국, 일본의 논서 등에서 정토와 관련된 문헌을 취합한 것이다. 여기에 지은이 스스로 묻고 답하며 염불 신앙의 당위성은 물론 수행의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인용한 불경이나 논서는 모두 112부 617문(文)이다. 경전이 제일 많이 인용되어 있고 중국의 도작(道綽)·선도(善導)·회감(懷感) 스님의 주석서, 그리고 원효, 의적, 경흥 스님 등 신라 출신 스님의 논서도 인용되어 있다.

책은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인 등 육도(六道)를 설명한 염리예토(厭離穢土), 극락정토의 십락(十樂)을 설명한 흔구정토(欣求淨土), 극락왕생의 증거를 설명한 극락증거(極樂證據), 정토왕생의 길을 밝힌 정수염불(正修念佛), 염불수행의 방법을 설명한 조념방법(助念方法), 임종시 염불을 설명한 별시염불(別時念佛), 염불의 공덕을 설명한 염불이익(念佛利益), 염불의 선업을 설명한 염불증거(念佛證據), 염불의 포용성을 설명한 왕생제업(往生諸業), 의심나는 부분을 문답 형식으로 다시 설명한 문답요간(問答料簡)의 열 개의 대문(大文)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부분은 수행의 방편을 밝혔고, 이후 왕생의 업인(業因)을 설명한 부분은 책의 중심을 이룬다. 마지막 장은 의심을 풀어주기 위해 대개 문답으로 구성했다.

염불 수행이 흥했던 대부분의 시기가 그랬지만 당시 일본은 사회적으로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부처님이 경전에서 말한 말세가 곧 가까워졌다고 믿었다. 지은이 겐신은 이런 상황에서는 극락에 왕생하기 위해 누구나 염불을 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 강조했다.

《왕생요집》은 일본 정토교의 기초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동아시아 정토신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지만 국내에는 완역된 적이 없다가 이번에 국내 최초로 완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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