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를 마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동쪽에서 본 모습. <사진=문화재청>

한국석탑의 시원(始原)으로 평가받는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수리를 마친 새로운 모습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1999년 문화재위원회가 해체·수리하기로 결정한지 20년 만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3월 21일 “익산 미륵사지 석탑 해체·수리와 가설시설물 철거, 석탑 주변 정비를 마무리하고 3월 23일부터 완전한 모습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석탑 해체·수리 과정이 일반에 공개됐지만, 수리 후 온전한 모습은 가설시설물에 가려져 보기 어려웠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4월 30일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연말까지 조사연구와 해체 수리 과정을 기록한 수리 보고서를 발간한 뒤 전체 해체·수리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 수리 전 익산 미륵사지 석탑. <사진=문화재청>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은 단일 문화재로는 가장 오랜 기간 수리가 진행된 사례다. 일제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무너질 위험에 처하자 1915년 콘크리트를 덧씌워 보수했다. 전라북도가 1998년 실시한 구조안전진단에서 덧씌운 콘크리트가 오래돼 부서질 우려가 있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문화재청은 이듬해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해체·수리를 결정했다. 해체·수리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맡았다. 연구소는 2001년 석탑 해체를 시작해 2017년 수리를 마쳤다. 연구소는 석탑을 해체·수리하면서 학술·기술 조사연구,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 여러 사업을 함께 시행했다. 미륵사지 석탑 해체·수리에는 국비 161억원, 지방비 69억 원 등 모두 230억 원이 투입됐다.

미륵사지 석탑은 미륵사에 있던 동, 서, 중앙의 탑 3기 중 서탑이다. 현존하는 석탑 중 최대 규모이자 백제 목조건축 기법이 반영된 석탑이다. 목탑에서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한국 석탑의 시원’으로 평가된다. 2009년 1월 1층 내부 첫 번째 심주석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돼 석탑 건립 시기와 미륵사 창건 배경, 발원자 등이 밝혀지기도 했다.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