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이 지난달 25일 조계종 호법부 상임감찰을 역임한 비구니를 불교여성개발원 원장 직무대행에 임명해 잡음이 일고 있다.

직무대행에 임명된 정현 스님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불교여성개발원이 목적사업기금과 특별행사 수익금 등을 (사)지혜로운여성 통장으로 부당 전출했다”며 예산집행과 재정운영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불교여성개발원은 부속기구인 (사)지혜로운여성과 목적사업은 물론 종사자, 사무공간까지 공유하며 통합·운영해 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오히려 “매년 당연직 이사장인 포교원장이 주재한 이사회에서 예산 및 결산을 승인해 왔다”며 “불법 전출이 문제라면 자신이 승인한 일을 이사장 스스로 부정한 셈”이라고 맞받아쳤다. 당연직 이사장인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책임을 거론한 것이다.

포교원과 불교여성개발원 간 다툼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포교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원장 후보로 선출된 김외숙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4개월이나 승인하지 않고 취임식장 예약 취소, 특별지도점검, 언론 플레이 등의 조치를 취하며 압박했다.

포교원의 압박은 지난해 불광사 신도들의 회주 퇴진 요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퇴진 요구를 주도한 박흥우 불광사 불광법회장과 부부 사이이고, 김 교수 또한 그 대열에 동참했다. 정현 스님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것이 조직 안정화 보다는 조직 장악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포교원의 행보가 볼썽사나운 것은 비구니를 직무대행을 내세워 여성 대 여성 싸움의 구도를 만드는 것에 있다.

경전에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지홍 스님은 불미스러운 일로 퇴진 요구라는 첫 번째 화살을 맞고도 불교여성개발원 원장 공백 사태를 키워 두 번째 화살을 맞으려 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해결해야 한다. 포교원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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