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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또다른 새로운 UN’이 필요하다
달라이라마 존자께 드린 지구생명헌장2018서울안
2019년 03월 18일 (월) 10:43:19 이원영 .
   
▲ 이원영 교수.

이윽고 순례단 차례가 왔다. 나흘간의 큰 법회가 끝난 후 달라이라마 존자께서 불자들을 친견하는 날이다. 티벳망명정부의 상징이기도 한 존자를 뵈러 티벳으로부터도 많은 이들이 불원천리하고 찾아온다. 세계각지에서 강연과 법회를 하시느라 늘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그들을 모두 보듬어 주시는 날도 있다. 그 행렬의 마지막에 긴 시간을 갖도록 필자일행을 배려한 것이다.

필자 일행은 경배를 올린 후 말씀을 드린다.

“지구는 하나뿐이다. 너무 위험하다. 가정에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듯이 종교지도자들이 뜻을 모아 어머니 역할을 하는 ‘또다른 새로운 UN’을 만들어 지구촌을 보호해야 한다. 그 뜻과 길을 담은 지구생명헌장2018서울안을 성하께 올린다.”

헌장은 3년간 국내외의 전문가들이 성안한 것으로서 다음의 8가지 개념을 담고 있다. 1)생명존엄성은 최상의 가치이다 2)모든 생명체는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상호연계되어 있다 3)생명공동체의 위기는 곧 인류의 위기다 4)인류는 지구생태계를 보살필 책임이 있다 5)생명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원전을 폐기해야한다 6)과학기술에 의한 생명침해를 중지해야한다 7)인류는 생명권 중진정책을 제정하고 실천해야한다 8)‘지구촌 생명과 안전’을 위해 종교인의 연대를 제안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바로 불교의 핵심사상인 불이(不二)사상과 생명중시를 풀어낸 것이나 다름 없다. 지구를 내몸처럼 여기는 ‘불국토’에의 염원이 이 헌장속에 녹아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순례단은 이 헌장을 수명이 오래가는 전통한지에 담아서 족자로 만들어 올렸다.

달라이라마 존자께서는 필자에게 작은 불상을 하사하시면서 “당신이 여러 나라를 걸어서 온 것을 알고 있다. 핵발전소가 위험하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지난 번에 후쿠시마에서 원전사고가 닌 후에 일본에 가서 핵발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신이 일본 사람들과 협력하여 이 일을 더 전파하는 것이 좋겠다.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일을 반드시 성취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엄청난 뜻이 담긴 말씀이다.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가 터진지 8년. 핵발전소 문제의 특징은 소수의 나라들만 잘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위험의 자본화'같은 풍조가 만연되어 있고 테크니컬하고 조직적이고 자본투하적인 위험이 지구촌을 볼모로 잡고 있다. 국제적 장치도 문제다. 가령 2009년 UNEP(유엔환경계획)가 환경을 파괴하는 한국정부의 4대강 토목공사에 동조한 것처럼, UN기능이 지구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선의로 출발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지구파괴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고장난 UN에게 지구와 인류의 운명을 송두리째 맡겨둘 수는 없다. 몇몇 고등종교만 손을 잡아도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해낼 수 있다.

그 비전과 희망을 갖고 2017년 5월 부처님오신날에 서울을 출발한 생명탈핵실크로드가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네팔 그리고 인도의 10개나라를 거치면서 약5,000km를 걸어서 달라이라마 존자를 뵙게 되었다. 바로 2019년 2월 25일의 일이다.

머지 않아 순례단이 9,000km를 모두 걸어서 바티칸에 당도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달라이라마 존자께서 만나는 때도 올 것이다.

이원영 | 수원대 교수, 국토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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