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는 《신심명》과 더불어 선가(禪家)의 대표적인 명저로 수많은 세월동안 모든 선객의 지렛대가 되었다. 성철 스님이 방황과 절망을 계속하다가 《증도가》를 얻어 읽게 된 순간 마치 캄캄한 밤중에 횃불을 만난 듯한 감격을 맛보며 “아! 이런 공부가 있었구나.”라고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증도가》는 깨달음을 구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서는 선서(禪書)이다.

《증도가》는 천태(天台)를 공부했고, 남종선의 시조인 6조 혜능(慧能)에게서 선요(禪要)를 듣고 하룻밤에 증오(證悟)를 얻은 것으로 유명한 당나라 영가 현각 스님이 깨달음의 경지를 노래한 것으로, ‘영가현각선사증도가’라고도 한다. 자신의 대오의 심경에서 증도의 요지를 266구 1,814자의 고시체로 읊은 시이다.

대승선(大乘禪), 돈오선(頓悟禪)의 진수로 손꼽는 선가(禪家)의 고전으로 수많은 선사들이 증도가의 가르침으로 바른 견해를 삼고, 수행을 점검하였으며, 법문이나 저술 등에 자주 인용된 불교의 경전이다. 선지의 깨끗함은 수행자들의 혜지를 맑게 하였고, 아름다운 문장은 선문학의 장수임을 보여 주었다. 활달자재하고 자상한 큰 스님의 강설은 몽매하게 여겨지던 선의 경지를 단박에 확연케 하였다는 평가도 있다. 구도의 길을 가는 이에게는 ‘바로 이것이 선이다’라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찬술연대는 705년경으로 유려한 문체일 뿐 아니라 선의 진수를 기술한 것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널리 독송, 해설되어 왔다. 《진단성자대승결의경(震旦聖者大乘決疑經)》이라는 이름으로 인도에 전해졌다고 하지만 명확하지 않다. 둔황[敦煌]에서 출토된 문헌에 증도가와 내용이 같은 《선문비요결(禪門秘要訣)》이 있다고 한다.

인환 스님(전 동국대 교수)의 《증도가-불도를 깨달은 노래》는 ‘증도가’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해제를 달은 ‘증도가 입문서’이자 해설서이다. 《증도가-불도를 깨달은 노래》는 인환 스님이 선학원이 발행하는 월간 <선원>의 ‘독선(讀禪)’란에 3년간 36회에 걸쳐서 《증도가》의 번역, 주석, 해설을 연재하면서 젊은 청소년들이 일기 좋도록 게송을 우리말 시형식으로 풀었던 원고를 다시 한번 살펴 책으로 엮었다.

인환 스님은 책머리에 “서양문물과 역사는 어느 정도 아는 청소년들이 정작 우리 문화가 속해 있는 동양의 문물과 역사나 고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어 동양의 고사에도 눈을 뜨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풍부하게 인용되어 있는 고사나 불경의 인용 등을 가능한 한 그 출처를 밝혀 관심과 재미를 갖도록 평이하게 해설하려 했다”고 밝혔다.

인환 스님의 《증도가-불도를 깨달은 노래》는 우선 고시체를 우리말로 아름답게 옮겨 적은 것이 눈에 띤다. 직역하지 않고, 의역에 중점을 둬 노래처럼 운율을 맞도록 번역했다. 또한 해제는 친절하다. 청소년이 읽기를 바란다는 마음에서 나타나듯 한자어 하나하나를 번역하고 해설한다. 또 《금강경》 등 다른 경전을 인용한 해설로 노학자의 깊이를 읽게 할 만 하다. 선리연구원 총서 네 번째 책으로 나왔다.

인환 스님 역주해/한국불교선리연구원 간/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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