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법회에서 단식 중인 설조 스님. <사진 = 불교닷컴>

지난해 41일간 단식하며 설정 전 총무원장의 퇴진을 이끌었던 설조 스님이 다시 목숨을 건 단식에 들어갔다. 스님의 단식일기를 일부 발췌해 게재한다.

2월 14일(목) 단식 1일째.

단식 정진 입재. 종단 적폐청산의 최대 장애인 문 정부의 오판을 규탄하고 그 까닭을 규명하기 위한 단식을 시작한다.  오후에 수원의 박 목사님과 정용호 목사님이 내방하여 건전한 사회와 겨레의 장래를 위해여 종교집단의 건전함이 무엇보다도 더 소중하고 우선되어야 한다고 담화하였다.

2월 19일(화) 단식 6일째.

부끄러워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해야 할 것을 오히려 죄 짓는 듯이, 부끄러운 듯이 생각하는 것들을 지나 오히려 적폐 무리들에게, 외부세력에게 예뻐 보이려는 듯이 허우적대는 이들이 있으니 어이없다. 그러니 적폐들이 이리도 날뛰고 이들을 뒤 봐주는 5년간 큰 기와집에 사는 자들이 겁 없이 입을 벌리는 것이 아닌가.

승속 간에 사욕이 없으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암울할수록 당당하자. 내 집 지키는 일이고 금생뿐 아니고 내생에도 내 일이니까.

2월 20일(수) 단식 7일째.

개혁행동의 3 김 씨(김영국, 김경호, 김형남)와 김희영 씨가 왔다. 요점은 단식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변화가 오지 않으면 교단 적폐청산은 몹시 어렵다고 하였다. 자승은 이명박 5년과 박근혜 4년과 문재인 정부에도 보호 받으며 종단을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는데, 문재인 이후를 어찌 장담하느냐고, 지금 어떤 일이 있도록 하는데 내가 거름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의 결단을 쉽게 편의대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하겠다.

2월 21일(목) 단식 8일째.

적폐 일당들은 생존력이 강하여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하에서도 소신대로 활개치고 사는데 그런 삶이 이후의 정권에도 승계 안 된다고 누가 담보하겠는가. 그들의 패악을 이번 정권에서 막지 못하면 참으로 불행하고 어렵고 어려운 일이다.

승속을 막론하고 적폐청산의 일이 제 옷 입고 밥 먹는 일 보다도 더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가 보다. 이 생각을 바꾸면 이 적폐청산 불자도 쉬우련만…. 암울하고 살벌했던 유신시대와 신군부시절에 갖은 불이익과 옥살이를 마다 않고 민주화 운동하던 분들의 겨레 사랑의 넓은 마음과 용기가 새삼 부럽다.

아, 나무 불타야!

2월 22일(금) 단식 9일째.

지난 여름의 단식이나 이번 단식의 목적은 교단의 자정과 정립이지 내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하고자 하여서는 결코 아니다. 말을 꼭 해야 할 자리에 있는 이들이 방관하고 외면하니 부득이 나라도 해야겠어서 생명을 걸고 외쳐대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

적폐 일당들의 행동거지가 밖으로 나타난 것만으로도 교단의 전통과 일반사회의 질서까지도 짓밟고, 선량한 불자들을 등지게 하고 일반시민들로 하여금 경멸하게 하는 짓은 그 자신이나 그 가족들이나 일반 시민과 불교도들에게 해가 되므로 최소한 우리 교단에서만이라도 제발 말고, 자신의 의식과 습관에 적합한 장소로 가서 어울리게 살면 최소한 이 교단의 재난은 변해지지 않겠는가.

적폐 저들이 절집에서 마구잡이로 하는 짓은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되는 것이 없고 그 자신과 주변과 가족들까지도 죄업을 가중하게 되며 절집은 비어가게 되고 사회는 혼란하게 되므로 목숨을 걸고 부르짖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때가 아니고 명분이 없다.”함은 적폐들에게 더 능력껏 패악을 저지르게 하자는 것인데, 과연 이 교단을 제가 의지하는 부처님 교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그런 말이 나올까? 승속 간에…. 그런 현상이기에 나는 내 몫의 외침을 힘이 다 하는 때까지 다하겠다.

나무 불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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