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각승도, 둔황, 10세기, 종이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경전을 지고 여행하는 승려를 묘사한 <행각승도>를 분석한 논문이 발표됐다.

김혜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미술자료> 제94호(국립중앙박물관 간)에 발표한 <보승여래, 행도승, 구름>에서 <행각승도>의 도상적 특징을 주제로 각각의 그림이 지닌 세부적 표현과 구성을 분석해 재해석을 시도했다.

김 학예연구관에 따르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그림에서 하나의 존재가 단독으로 표현될 때는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등 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행각승도>의 존상은 움직이는 모습이어서 특이한 사례다.

김 연구원은 걸어가는 모습을 당나라 시대 ‘행도승(行道僧)’이나 ‘행승(行僧)’과 관련지어 ‘불도(佛道)를 행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추정했고, 행각승이 탄 구름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모습을 표현한 시각적 요소라고 해석했다. 또 <행각승도>에 적힌 ‘보승여래’는 행각승 위에 표현된 작은 부처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나중에는 행각승을 보승여래로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보았다.

한편 <미술자료> 제94호에는 △고려 중기 법상종 사원의 불교조각(최성은·덕성여대) △보승여래, 행도승, 구름 - 둔황 장래 행각승도(行脚僧圖) 다시 읽기(김혜원·국립중앙박물관) △1695년 태종 헌릉 신도비의 재건 연구(김규훈·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독락원도, 임모와 창작의 변주(오다연·국립중앙박물관) 등 4편의 논문과 1편의 자료가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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