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산 스님.

시회대중원장부(時會大衆元丈夫)어늘 여하광겁침애하(如何曠劫沈愛河)오. 일조소진무명업(一朝消盡無明業)하면 금오야반철천비(金烏夜半徹天飛)하리라.

시회대중은 원래 대장부거늘 어떻게 광겁에 애착의 강물에 침몰하는고? 하루아침에 무명업만 소멸하면 금까마귀가 한밤중에 하늘에 사무쳐 날으리라.

고인(古人)이 운(云) 신재정변휴멱수(身在井邊休覓水)하고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하라고 했으니 대중(大衆)은 선성찰(善省察) 하라.
야야포불면(夜夜抱佛眠)하고 조조환공기(朝朝還共起)어늘 여하불료(如何不了)오?
양구(良久)에 일할운(一喝云) 의단독로(疑團獨露)하야 소진망상(消盡妄想)하야사 시득(始得)다.
구생필사(求生必死)하고 결사반생(決死返生)하니 결사정진(決死精進)하야 일도양단(一刀兩斷)하고 초불월조(超佛越祖)하면 진시출격장부(眞是出格丈夫)니라.

고인이 이르시되 몸이 우물가에 있으면서 물을 찾지 말고, 날마다 산위에 오르면서 산을 찾지 말라 했으니 대중은 잘 살펴보라.
밤마다 부처를 안고 누워 자고, 아침마다 부처를 안고 일어나거늘 왜 깨닫지 못하는고?
잠깐 있다가 “할”을 한 번 하고 이르시되 의심뭉치가 홀로 드러나서 망상이 소멸하야사 비로소 옳다.
살기를 구하면 반드시 죽고 죽기를 결심하면 도리어 살아나니 죽기를 결심하여 정진해서 한칼로 두 끝을 내고,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뛰어넘으면 참으로 이 격에 뛰어난 장부니라.

송왈(頌曰) 진로형탈사비상(塵勞逈脫事非常)이니 긴파승두주일장(緊把繩頭做一場)하라. 불시일번한철골(不是一番寒徹骨)이면 쟁득매화박비향(爭得梅花撲鼻香)가.

게송으로 이르시되 진로를 멀리 벗어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님이니 긴하게 고삐를 잡아 한바탕 공부를 지어라. 한번 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아니하면 어찌 매화가 코를 찌르는 향기를 내겠는가?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