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 민족불교 수호와 자주 종단 건설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선학원의 설립조사들은 일제의 간악한 식민지정책에 맞서 한국선불교의 전통을 지켜내며 민족불교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학원의 설립조사인 만해 한용운 스님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12일 선학원미래포럼 회장 자민 스님이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1층 전시관에서 한 만해 스님 폄훼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다. 자민 스님은 “만해 스님은 선학원에 식객으로 있으면서 밥이나 얻어먹던 분”이라고 깎아내리고, “선학원 설립에 참여한 분이 아닌데 동상을 세워 놓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선학원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몰이해를 여실히 드러낸 발언이다.

선학원은 3·1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이판계의 수장 만해 스님이 출옥을 앞두자 스님을 중심으로 친일을 일삼던 사판계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역사적 진실이다. 이것은 덕성학원에 넘어간 중앙선원 건물과 대지를 되찾기 위해 벌인 소송의 1~3심 판결문으로도 증명된다.

자민 스님은 그동안 선학원미래포럼의 회장으로서 “조계종의 종지 종통을 봉대해야 한다”며 선학원을 조계종 법인법에 예속시키고자 하는 의중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선학원미래포럼은 지난해 10월 25일 선학원의 설립조사 만해 스님 선양사업을 깎아내리고, 법인법 예속을 주장하는 워크숍을 공개적으로 개최해 재단 갈등과 혼란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본지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선학원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훼손하려는 시도, 우리 재단을 법인법 등을 통해 종단에 예속시키려는 음모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의 말처럼 선학원 역사성과 정체성을 훼손하는 자민 스님과 선학원미래포럼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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