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음보살을 새긴 거울>, 고려, 동제

국립중앙박물관의 불교회화실에서 ‘중생을 구원하는’ 다양한 보살들을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정기적인 전시품 교체를 통해 소장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의 전시품 교체가 지난 22일 이뤄졌는데 이번 전시는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이 주제다. 전시에서는 주제와 관련된 불교회화와 경전, 조각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관음보살을 비롯해 지옥의 고통에서 구원해주는 지장보살, 극락정토에서 교화하는 아미타불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되는 작품 중 영상과 함께 선보이는 <관음보살을 새긴 거울>은 작지만 관음신앙의 핵심을 보여준다. 이 거울에는 쏟아지는 비를 만나거나, 험상궂은 도적을 만나는 장면과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는 관음보살이 담겨져 있다.

▲ <법화경 그림>, 조선 1422년, 감지에 금니와 은니, 보물 제269-4호


또 관음보살과 관련된 보물 2점도 전시된다. 보물 제1204호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은 18세기 대표 화승 중 하나인 의겸이 그린 불화로, 고난에서 안락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관음보살과 보살이 사는 정토를 그렸다. 푸른 쪽빛 바탕에 찬란한 금빛으로 관음보살과 재난 구제 장면이 그려진 보물 제269-4호 <법화경 변상도>는 조선 초기 사경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전시품 중 1673년 그려진 <지장보살과 시왕>은 드물게 남아있는 17세기 불화로, 보존처리를 거쳐 선보인다. 승려 모습을 한 지장보살, 그를 따르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지옥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과 동자를 표현했다. 지장보살이 지옥에서의 구원을 약속하게 된 연유가 담긴 <지장신앙의 근본이 되는 경전>도 함께 선보인다.

지옥과 관련된 회화와 목조공예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죽은 자를 심판하는 왕과 각 왕이 다스리는 지옥이 그려진 <시왕도>, 죽은 자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사자>, 다섯 번째 왕인 염라대왕의 심판에서 만나게 되는 <죄를 비추는 거울> 같은 불교공예품은 지옥의 모습을 풍성하게 전달해준다.

▲ <사자>, 조선, 나무


이밖에도 섬세한 금빛용으로 장식된 법의를 입고 여덟 보살에게 둘러싸인 <극락정토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관음보살에게 기원하여 받는 점괘 내용을 정리한 <관음보살에게 점괘를 받는 점술서>을 비롯해 두 보살과 관련된 22점이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현세와 내세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던 당시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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