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2월 5일) 연휴 제천 강천사에서 대중을 만날 ‘창령사터 오백나한’. <사진 제공=강천사>

 제천 송학산의 화강암으로 만든 고려시대 불상과 나한상을 강천사에서 만날 수 있다.

제천 강천사(주지 지광)는 설을 맞아 음력 1월1일(2월5일)부터 3일간 대웅전에서 ‘미래의 부처님인 나한 친견전’을 연다.  이번에 전시할 나한상은 ‘창령사터 오백나한’ 중 일부로 온전한 불상 1점과 나한상 7점, 총 8점이다.

창령사터 오백나한은 지난 2001년 영월에서 사찰조성 목적으로 개인이 평탄작업을 벌이다가 발견되었고 이후 문화재청에서 정식으로 발굴, 3백여 점이 나왔는데 그 중 머리와 몸체가 분리되지 않은 것은 60여 점이었다.

조사 결과 나한상과 함께 발굴된 기와 중에 사찰 이름을 새긴 명문기와를 확인해 ‘창령사’임을 알아냈다. 기록에 의하면 창령사는 금당과 나한전, 대탑 등을 갖춘 대가람이었다고 한다. 나한상을 발굴하면서 진행된 조사로 조선의 유학자들로부터 석상들이 무자비하게 훼손됐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로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이 나타나기까지 중생을 도와주는 보살로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부처의 제자다. 하지만 창령사터 나한상은 수수하고 순박한 표정으로 나나 내 이웃의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구나 열심히 수행하면 나한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사람들은 창령사터 오백나한 앞에서 무장해제하게 된다.

이번 강천사에서 진행하는 친견전을 기획한 지광 스님은, 창령사터 나한상이 석재가 송학산 화강암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제천의 재료로 조성한 나한상을 자기의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의 ‘환지본처(還至本處)’하는 의미에서 사찰 신도들이 나한상을 보고 환희심으로 한해를 시작하기를 기원하며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광 스님은 일반 석상이 아니라 나한상을 모셔오는 것이라 소박하게나마 이운식을 진행할 것이며 오래된 화강암이라 부서질 염려가 있어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써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광 스님은 “설을 맞아 짧은 기간 친견전을 하는데, 향후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서 제천 시민들이 함께 오백나한을 친견할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자유롭게 온전히 울고, 웃고, 기뻐하는 창령사 오백 나한의 얼굴들에서 우리 불자들이 잠시나마 편안하고 기쁜 마음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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