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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후수행관 기공…백주년기념사업회 발족”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새해 인터뷰
2019년 01월 14일 (월) 11:07:53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재단 정체성·역사성 훼손 절대 용납 않아”
시민선방 다시 운영…기념관 문화공간 활용

   

▲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선학원 분원장 스님과 도제 스님들에게 기해년 새해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함경》에 “지족(知足)이 제일부(第一富)요, 무병(無病)이 제일리(第一利)요, 선우(善友)가 제일친(第一親)이요, 적정(寂靜)이 제일락(第一樂)”이라 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제일 부자이고, 건강한 것이 제일 큰 이익이고, 착한 도반을 가지는 것이 제일 친(親)이고, 삼매에 드는 것이 제일 큰 즐거움”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처럼 선학원 구성원 모두가 새해에는 마음이 큰 부자가 되시고, 더욱 건강하며, 좋은 도반과 신도가 날로 많아지고, 수행을 통해서 참된 깨달음을 증득하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숙원사업이던 선학원백주년기념관(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개관하였습니다. 기념관 건립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신 이사장 스님의 감회가 남다르시겠다 생각합니다.

우리 속담에 “죽을 운이 들어야 집을 짓는다.”고 했습니다. 집을 짓는 일은 그만큼 많은 고생과 구설수가 따른다는 말입니다. 기념관은 많은 대중이 운집하고 사용할 도량이기 때문에 공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재정적인 어려움도 컸지만, 건축법이나 문화재보호법 등 법률 제약도 많았고, 기념관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도 컸습니다. 지금껏 불사를 많이 해왔지만 이번만큼 어려운 불사는 없었습니다.

선학원은 1921년 이 자리에 처음 33평 도량을 마련했습니다. 1959년에 벽암 스님께서 콘크리트 건물을 지은 것이 두 번째이고, 이번이 세 번째 도량 불사입니다. 선학원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관 건립을 마무리 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환희심도 납니다.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지난 10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00년의 훌륭한 역사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지난 연말에 분원장과 도제 스님들의 단기 숙소로 쓰일 향원당을 개원했는데, 배경이 궁금합니다.

옛날부터 절집안에 내려오는 아름다운 풍습 중 하나가 객실을 운영한 것입니다. 스님이 어느 도량에 가든 그곳에서 단기간 숙식할 수 있었습니다. 또 지객(知客)이라는 소임자가 있어서 객승이 잘 머무를 수 있도록 안내하고 보살폈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다른 스님이 절에 오면 경계하고 배척하는 좋지 않은 풍습이 생겼습니다.

사실 기념관을 지으면서 분원장 스님이나 도제 스님이 재단을 방문하거나 서울에 볼일 보러 오면 묵어 갈 수 있는 방사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10여 년 전에 매입한 향원당은 기념관을 공사할 때 임시 법당과 사무국으로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기념관 완공 후 활용 방안을 모색하다가 재단 스님들의 복지 확충의 일환으로 분원장스님들의 단기숙소로 사용하고자 하였습니다. 사전에 연락하면 언제든지 묵어 갈 수 있는 객실입니다. 앞으로 각 분원에 공문을 보내고 <불교저널>을 통해서도 알리는 등 향원당을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것입니다.

새해 시무식에서 올 한 해 재단이 중점 추진할 사업으로 복지 확충을 꼽으시며 그 방안의 하나로 노후수행관 건립을 언급하셨습니다.

노후수행관 수행관은 요양원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이것은 올 한해 재단 사업 중 1순위로 시행해야 할 사업입니다. 노후수행관도 객실(향원당)과 같이 복지 확충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절집안에서 대중이 노스님을 모시고 사는 것은 아름다운 풍습 중 하나입니다. 평균 수명이 늘고, 스님들에게 대중이라는 개념보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다 보니 노스님을 모시고 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풍토가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료비나 의복비, 생활비, 보험료 등 노후에 수행자로서 최소한의 위의를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을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하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몸을 맡기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십 년 간 수행과 포교에 힘을 다한 스님들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재단에서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해 드리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포교와 수행을 위해 헌신했지만 노후를 해결하지 못하는 창건주나 분원장 스님을 자비문중의 일원인 우리 재단이 돌보지 않는다면 안 될 것입니다. 그분들에게 재단이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 것인가 함께 고민한 끝에 노후수행관을 건립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큰 규모의 요양원을 만들 수는 없지만 재원 마련도 마무리돼 가고 있고, 장소도 몇 군데 물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했고, 이사회가 결의하면 올해 안에 기공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선학원은 2021년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사장 스님께선 “선학원100주년기념사업회를 구성해 지난 10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 맞이할 100년의 이념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학원은 1921년 만해 스님을 중심으로 민족불교 수호와 항일 독립운동을 위해 창건됐습니다. 이 도량에서 민족불교의 전통을 수호하기 위해 정화불사가 일어났고, 대한불교조계종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설립 조사 스님들과 역대 조사 스님들이 밝혀온 지난 100년은 한국불교의 근·현대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설립 조사 스님들과 역대 조사 스님들의 유지를 받들고 계승, 발전해야 하는 책무가 있습니다. 더욱이 그분들의 뜻에 반하거나 선학원을 다른 곳에 예속시키거나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것입니다.

기념사업회는 지난 100년 간 지켜온 설립 조사 스님들과 역대 조사 스님들의 사상과 업적을 정리해 《선학원 100년사》(가칭)를 발간하고, 이것을 통해 새로 맞이할 미래 100년의 이념과 방향, 해야 할 일을 제시할 것입니다.

재단은 임원과 분원장, 학계 인사, 언론인 등 여러 분야 인사를 망라해 올해 안에 기념사업회를 발족할 것입니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입니다. 선학원은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의 중심지로서 민족불교의 산실이었습니다. 재단은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맞이할 계획인지 들려주십시오.

현재 재단과 불교계뿐만 아니라 정부나 각 종교단체가 3·1운동을 재조명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재단 설립 조사 중 만해 스님과 용성 스님 두 분이 민족대표이셨습니다. 재단은 3·1운동의 구심점으로서 두 조사 스님의 활약상이나 사상, 이념을 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 3·1절을 즈음해 독립선언문과 공약삼장, 만해 스님 애국시 등을 되새기는 낭독대회와 웅변대회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재단 수입의 대부분은 분담금입니다. 불황으로 사찰경제가 어려워진 요즘 분담금에만 의존하면 각종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입니다. 재단은 이 상황을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경제가 불황인데다 출가자와 종교인구, 특히 불교인구가 급감하면서 사찰 경제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단 예산 편성에도 큰 영향이 있습니다. 분담금 납부율이 떨어지고 분담금이 감소하면서 재단 예산도 줄고 있습니다. 분담금만으로는 재단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재단은 국고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예산은 분담금 외 다른 사업을 통해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니 부족한 예산은 부득이 재단이 소유한 부동산을 활용해 임대수익을 창출한다든지 하는 수익사업을 통해 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이사회에서 “임대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고 정관을 개정한 것도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우선 지난 연말 개원한 향원당 1층을 임대하는 등 임대수익사업으로 재정 수입을 확충해갈 계획입니다.

분원은 재단법인 선학원의 바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재단과 분원 간 소통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재단 행정이 분원까지 미치지 않거나 겉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재단과 분원 간 관계를 유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복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사회도 그렇지만 재단도 소통이 되지 않아 생기는 오해와 불신, 불화가 많습니다. 사회는 SNS를 통해 소통하는데 불교계는 재단과 분원 간, 사찰과 신도 간에 구세대적인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재단은 올해 홈페이지와 SNS 등을 활용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화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재단에는 SNS나 전자우편을 사용하기 어려운 스님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스님들은 전화를 이용하는데, 노스님들의 경우는 귀가 어두워 재단 종무원의 말을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종무원도 스님이 사용하는 불교용어를 이해하지 못해 소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단에서는 종무회의가 열리는 매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분원장 스님이 이사장, 삼직이사와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소통의 자리는 향후 주 2회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선학원은 지난 수년간 조계종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조계종이 선학원과 맺은 합의를 파기하고 법인법을 통해 재단을 장악하려고 획책하는 것이 갈등의 본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학원과 조계종은 한 뿌리임이 틀림없습니다. 앞으로 조계종과의 갈등을 어떻게 원만히 풀 수 있을 것인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조계종과 선학원간의 갈등은 불교계에 많은 손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간단합니다. 재단과 종단이 한 뿌리임을 인식하고, 종단에서 제정한 법인관리법을 폐지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종은 그동안 선학원과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법인법을 제정하여 재단 및 재단 구성원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법인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재단의 임원을 멸빈 징계하는 등 일방적으로 제재하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분원장 회의와 언론을 통해 “법인법을 폐지한다면 재단과 조계종 간의 갈등은 해결되고, 나는 재단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종단이 결자해지(結者解之) 자세로 법인법을 폐지하고 재단과 대화한다면 갈등은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종단은 법인이나 불교단체를 산하에 예속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법인을 소유하고 관장하려는 생각으로부터 법인법이 나왔습니다. 재단과 종단 간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인이나 불교단체를 소유하고 관장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존중하고 대화하고 더불어 같이 가야 할 대상으로 인정하는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선학원미래포럼(선미모)은 지속적으로 재단을 음해 공격하며, 재단과 분원, 스님들 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선학원미래포럼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재단 구성원의 건전한 비판이나 건의는 재단 이사회가 당연히 수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악의적인 비판이나 선학원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훼손하려는 시도, 우리 재단을 법인법 등을 통해 종단에 예속시키려는 음모에는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이 재단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선학원미래포럼은 지난해 10월 워크숍을 열어 “만공 스님이 선학원 설립과 운영의 핵심적인 인물”이라며, “만해 스님을 선학원 설립조사로 포함시킨 것은 명백한 역사적 오류”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선학원은 이판계의 수장인 만해 스님이 출옥하게 되자 만해 스님을 중심으로 사판계에 대응하기 위한 이판계의 수도원으로 창립됐다”는 1953년 서울지방법원, 1954년 서울고등법원, 1955년 대법원 판결문에서 보는 것처럼 선학원의 창립 주역은 만해 스님입니다.

또한 선학원미래포럼 회장이라는 자민 스님은 “선학원은 조계종 종지 종통을 봉대해야 한다”며 선학원을 조계종 법인법에 예속시키려는 선미모의 주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선학원미래포럼의 정체성은 이날 워크숍에서도 확실히 드러났습니다. 설립 조사인 만해 스님을 폄하하고, 선학원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왜곡하며 재단을 종단에 예속하려는 선학원미래포럼의 행위는 마땅히 지탄받아야 합니다. 재단은 이러한 시도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중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선학원미래포럼에 몸담은 이들은 재단을 비판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재단의 순수한 구성원인지 스스로 반문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재단과 조계종에 이중등록했거나 사찰을 개인재산으로 가지고 있는 이들은 모든 것을 정리하여 진정한 재단의 구성원이 된 뒤 건전한 비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선리 참구를 표방하는 재단의 정체성에 맞게 선(禪)을 널리 알리려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선학원백주년기념관을 다양한 전시문화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선학원백주년기념관 안에 시민선방을 위한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을 활용해서 올해부터 다시 시민선방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선학원은 1930년대부터 부인선원을 운영했습니다. 부인선원은 한국불교 시민선방의 효시입니다. 기념관을 짓기 위해 시민선방을 3, 4년 문 닫았는데, 완공됐으니 올해부터 다시 운영할 계획입니다.

기념관은 올해 박물관으로 등록할 예정입니다. 지하 3층 만해홀은 전시, 공연을 유치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또 기념관 인근 재단 소유 토지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실이나 선방을 연내 착공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재단 분원장과 도제 스님들께 당부하고 있으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불교 발전과 각 분원 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원장 및 재단 소속 스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각 분원과 사찰의 발전, 수행과 포교에 진력해 주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단의 발전과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리 =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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